강남 학생들 9명 마신 '마약음료'에 필로폰 3회분…3명 송치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마약이 든 음료를 나눠준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중국에 있는 윗선을 특정하는 한편 국내에 체류 중일 것으로 추정되는 마약 공급책 등을 쫓고 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마약 음료를 직접 제조해 서울로 전달한 피의자 길모씨(25) 등 관련 피의자 7명을 검거하고 이 중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 일당은 지난 3일 오후 서울지하철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 학원가와 학교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를 한다며 학생들에게 필로폰 성분이 첨가된 음료수를 건네 마시게 한 후 학부모를 대상으로 협박전화를 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길씨가 필로폰 10g를 이용해 중국산 우유와 섞어 음료 100병을 제작한 것으로 파악했다. 마약 음료 1병당 필로폰 0.1g이 함유된 것으로, 이는 통상 필로폰 1회 투약분인 0.03g의 3.3배에 달한다. 급성중독과 기억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양이다.
경찰은 이날 필로폰 음료를 제조한 혐의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길씨, 협박전화를 걸 수 있도록 중계기를 운영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를 받는 30대 남성 김모씨와 길씨에게 마약을 전달한 30대 남성 박모씨 등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5년이상의 징역에서 최고 무기징역에 처할수 있는 마악류관리법 위반 제58조(미성년자 제공)를 적용했다.
또 길씨에게는범죄집단 가입활동죄, 특수상해 및 특수상해 미수죄, 공갈 미수죄 등 혐의도 적용했다. 길씨가 상선들과 함께 마약음료 범죄를 구체적으로 실행할 계획을 세우고 역할을 나눈 것으로 본 것이다.
경찰이 특정한 이 사건의 상선은 한국 국적의 이모씨(25)와 중국 국적 이모씨(32), 박모씨(39)다. 한국인 이씨는 강원도 원주에 거주하는 중학교 동창 길씨에게 마약을 제조해 서울 모처로 배달할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중국 국적 이씨는 국내 체류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중간책에 지시해 '던지기' 수법으로 길씨가 필로폰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범행에 사용된 포장지, 종이상자 등을 중국내에서 국내로 배송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피의자 3명을 특정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며 "향후 현지 법집행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신병을 조속히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3일 오후 사건이 발생한 후 피해자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사건이 발생한 학원가 일대의 CC(폐쇄회로)TV를 확보해 학생대상으로 마약음료를 배부한 '아르바이트생' 4명을 검거했다.
경찰이 조사 결과 마약음료는 총 100병이 제조됐고 이중 학생들에게 18병이 배부돼 피해자 9명이 8병을 마셨다. 경찰은 미개봉 마약음료 36병은 압수했고 아르바이트생 2명이 각 1병씩 음용후 나머지 44병은 폐기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중국 내 상선으로 추정되는 이씨가 보이스피싱 조직에 몸담고 있다는 관련자 진술과 중계기 운영책으로부터 압수한 중계기가 그동안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 사실 △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된 피의자 J씨가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활동하다 이번 범행에 가담된 정황 등을 종합해 마약과 보이스피싱이 결합된 신종 범죄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조직 상선이 애초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약을 음용하게 한 후 부모들을 협박해 금원을 갈취할 것을 기획한 범죄로 미성년자 마약 제공, 자녀 마약 복용 사실을 빌미로 부모를 협박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쁜 범죄"라고 밝혔다.
경찰은 상선으로 추정되는 피의자가 이용한 카카오톡 계정과 구인 구직 사이트에 대한 압수영장을 집행해 추적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피의자 소유 휴대폰과 중계기에 대한 포렌식 수사를 진행하는 등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추가 공범을 파악할 방침이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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