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대학생 잡아라’···전북 지자체 ‘지원금’ 경쟁
“우리 지역 대학생을 챙기자.”
전북 주요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소멸 위기가 가속하면서 대학에 진학하는 지역 출신 학생들의 생활과 지역 정착을 돕기 위해 축하금을 지급하는 등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대학이 없는 지역은 다른 지역 대학 입학 후 주소를 해당 지역으로 옮기는 것을 막기 위해 진학 이후에도 지역에 주소를 두면 장학금에 생활비까지 지원하고 있다. 반면 지역에 대학이 있는 곳은 지원금을 주며 해당 지역에 입학한 다른 지역 학생들의 주소 이전을 독려하고 있다.
17일 도내 지자체에 따르면 부안군이 지역 출신 대학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한 데 이어 순창군은 모든 대학생에게 입학 축하금과 생활지원금 명목으로 학기당 200만원을 지원한다.
부안군은 그동안 지역 장학재단인 근농인재육성재단을 통해 이 지역 출신 대학 1학년생에 한 해 등록금의 절반을 지원하던 것을 모든 대학 재학생에게 등록금의 절반을 지원한다. 또 이 지역 출신 대학 비진학 창·취업생들에 대해 지원하는 학원비도 1년분의 반값을 200만원 이내로 지원한다
‘보편적 복지실현’을 내세운 순창군은 옥천장학회에서 지역 정주 인구 증대와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학에 진학한 신입생에게 축하금으로 1인당 200만원 지원한 데 이어 대학 1학년 2학기∼4학년 2학기까지 재학생들에게 생활지원금으로 학기당 최고 200만원까지 지원한다.
생활지원금은 순창 지역 초·중·고교 졸업 여부에 따라 차등 지원한다. 초·중·고교를 잇달아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누구나 학기당 200만원을 지원하고, 중·고교만 다닌 대학생은 150만원, 고교만 졸업한 대학생은 100만원을 지급한다. 순창군은 이를 위해 내년도 관련 예산으로 23억원을 편성했으며, 지급 신청은 오는 5월 1일부터 주소지 행정복지센터에서 접수하면 된다.
한편 익산시는 지역 대학에 입학한 다른 지역 학생들이 익산으로 주소를 옮기면 첫 학기 30만 원, 이후 학기별로 10만 원씩을 지급하고 있다. 졸업 시까지 최대 100만 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관외 출·퇴근 열차 운임비 지원’을 대학생까지 확대했다. 젊은 층이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유도하려는 방안이다. 개인별 지원 한도는 200만원이다.
올해 전주교대에 입학한 이민오씨(22)는 “익산에서 전주까지 승용차나 기차를 타고 등교한다”라며 “익산에서 전주로 가는 열차도 많고, 시에서 비용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학교 근처에 자취하는 것보다 집에서 통학하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김제시도 지역에 주소를 두고 대학교에 재학 중인 기숙사생이나 원룸 등에 거주하는 1인 가구 대학생에게 학기당 30만원의 생활 안정비를 지원한다.
인구 유출이 걱정인 도내 지자체 한 관계자는 “이런 지원책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우려도 있다”라면서 “청년층이 머무르는 효과로 연결돼 인구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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