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타임 호텔', 시간이 돈이고 권력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3. 4. 1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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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티빙

'시간은 금이다'

티빙 새 오리지널 시리즈 '더 타임 호텔'을 관통하는 명제다. 출연진들은 스마트워치에 보관된 자신의 시간이 0이 되는 순간 호텔에서 체크아웃 당한다. 숙박을 제외한 호텔의 모든 재화 역시 시간으로 구매해야 한다. 남는 시간을 활용해 은행에 저장하거나 탈락자를 예측해 시간을 베팅할 수도 있다. 최종 우승자의 상금 역시 스마트워치에 남은 시간을 기반으로 측정된다. 영화 '인 타임'이 떠오르는 설정이다.

전체적인 진행 방식은 두뇌 서바이벌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더 지니어스' 시리즈를 오마주했다. 우승자를 가리는 메인매치 성격의 '카이로스 게임', 탈락자를 결정하는 '체크아웃 게임', 체크아웃 게임 지목을 피할 수 있는 체크아웃 패스권은 각각, '더 지니어스' 시리즈의 메인 매치, 데스 매치, 생명의 징표를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나름의 변주를 주며 더 긴박한 재미를 준다. 지목없이 체크아웃 게임이 이뤄지기도 하며 때에 따라서는 체크아웃 게임 없이도 탈락자가 발생한다.

/사진=티빙

가장 큰 특징은 시간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게임 아이템마저도 시간으로 사야 한다는 사실은 참가자들에게 딜레마를 안긴다. 지금 당장에는 유리한 조건으로 게임을 이끌어갈 수 있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으면 다음날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날 가장 많이 시간을 소비한 참가자가 다음날 게임에서 유리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스위트룸에 갈 수 있다는 규칙 역시 또 하나의 고민거리다. 또 다른 특징은 탈락할 때까지 합숙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하루 하루 이어지는 게임이 참가자의 두뇌와 신체를 테스트 한다면, 게임 이후 펼쳐지는 상황은 참가자들의 정치력, 리더십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렇게 시간이 돈이고 권력인 시스템을 구축한 '더 타임 호텔'은 모든 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시간을 획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눈에 띄지 않게 묻어가는 '병풍 플레이'나 체크아웃 게임을 통해 생존을 도모하는 플레이가 불가능한 것이다.

좋은 설정도 이를 수행하는 참가자의 자질이 부족하다면 도루묵이 되기 쉽다. '더 타임 호텔'의 출연자는 각기 다른 모습으로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두뇌 게임의 최강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홍진호는 여전히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줬다. 김남희·신지연 등의 여성 참가자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주도하며 인상을 남겼다.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임팩트를 남기는 황제성, 의외의 면모로 '육각형 플레이어'의 자질을 증명한 존박도 인상적이다. 

/사진=티빙

또한 '더 타임 호텔'은 한 회차 당 두 시간에 가까운 러닝 타임을 자랑한다. 거의 영화 한 편에 가까운 분량이다. 이는 처음 접하는 시청자들에게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두뇌 게임 장르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는 게임 전후 상황과 게임 진행 상황을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어 분량이 길면 길수록 좋다. 두뇌 게임 서바이벌이 많은 대중보다는 장르 마니아를 타깃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분량은 오히려 적절한 선택이라고 보여진다. 

반대로 아쉬운 부분도 존재한다. 가장 큰 아쉬움은 출연진 주언규를 둘러싼 문제다. 주언규는 방송 전 유튜브 영상 도용 관여 논란에 휩싸였고 제작진은 프로그램 공개를 연기했다. 주언규는 '더 타임 호텔'에서 중심이 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홍진호-황제성-존박으로 이어지는 연합의 대척점에서 끊임없이 이들을 견제한다. 2화에서는 연합의 타깃이 됐지만 체크아웃 게임을 통해 극적으로 살아남기도 했다. 프로그램의 특성상 이를 모두 편집할 수 없기에 주언규는 적지 않은 분량을 확보하고 있다. 제작진이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출연 전부터 출연자의 논란으로 프로그램에 흠이 난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첫 공개에서 4화의 분량을 공개한 '더 타임 호텔'은 6회를 남겨두고 있다. 특히 4화 마지막에는 해피 아워를 즐기는 생존자와 패자 부활전에 나선 4명의 탈락자의 모습이 대비되어 비쳐졌다. 패자 부활전의 도입으로 다시 합류하는 참가자는 새로운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이 돈이고 권력인 '더 타임 호텔'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아 우승을 차지할 참가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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