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영농조합, 경영체 등록증 세무서에 안 내도 법인세 면제”

영농조합법인 등이 세무당국에 농어업 경영체 등록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았더라도 조세특례제한법상 세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 영농조합법인이 이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뉴스1

사료를 만드는 A영농조합법인은 2015, 2016년 사업연도에 법인세를 신고하면서 법인세 면제를 신청했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영농조합법인은 식량작물 재배업 소득에 부과되는 법인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단, 조건이 있다. 농어업 경영체 육성법상 농업경영체로 등록이 돼 있어야 한다.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은 영농조합법인이 관련 서류를 관할 세무서에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천세무서는 A 영농조합법인의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가 제출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2018년 3월 가산세를 포함해 약 3억6000만원의 법인세를 부과했다. A 영농조합법인은 조세 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됐고, 소송을 냈지만 1·2심 모두 패소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조세특례제한법상 면제 요건은 ‘농어업경영체법에 따른 영농조합법인’으로만 돼 있고, ‘등록확인서 제출’은 시행령상 규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시행령 규정은 납세의무자에게 면제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관할 세무서에 제출하도록 협력 의무를 부과한 것”이라며 “등록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해서 법인세 면제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등록확인서 제출을 법인세 면제 요건으로 본다면, 면제 신청 절차만을 위임한 모법(母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