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1등 돼야"…매일 30분씩 특타하는 3할타자, 고작 23살이다

김민경 기자 2023. 4. 17.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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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송승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내 장점은 타격이니까. 타격 쪽으로는 1등이 돼야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송승환(23)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타격 훈련에 많은 공을 들였다. 장점을 더 극대화해서 지난해 10월 새로 부임한 이승엽 감독의 눈에 확실히 드는 게 목표였다. 지난해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풀타임 시즌을 맞이하는 만큼 의욕도 마음가짐도 과거와 달리 훨씬 비장했다.

송승환은 첫 번째 목표인 개막 엔트리 진입에는 실패했다. 시범경기 9경기에서 타율 0.353(17타수 6안타), 2홈런, 3타점을 기록하며 겨울부터 봄까지 공들인 타격은 충분히 보여줬는데, 수비 물음표를 확실히 지우지 못했다. 송승환은 1군 진입 가능성을 키우기 지난해 가을 마무리캠프부터 본격적으로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상태였다. 김인태, 조수행, 양찬열 등과 백업 외야수 대결에서 결국 경험과 쓰임새에서 밀렸다.

기다림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김인태가 지난 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도중 오른쪽 어깨 탈구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송승환이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송승환은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7경기에서 타율 0.320(25타수 8안타), OPS 0.680, 2타점을 기록하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1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는 6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10-5 대역전승에 기여했다. 지난해 8월 4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4타수 3안타 1득점) 이후 개인 2번째 3안타 경기였다. 한 경기 3안타는 개인 최다 기록이다.

송승환은 경기 뒤 "계속 이번주 내내 잘 맞는 타구들이 다 정면으로 가서 멘탈이 살짝 흔들릴 뻔했는데, 멘탈이 흔들리면 타석에서 자세도 바뀌니까. 오늘(16일) 편하게 타이밍 싸움을 했던 게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 오늘은 (지난 경기에서) 잡혔던 타구들을 보상받는 건가 싶기도 한데, 괜찮게 잘 쳤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송승환은 7경기 가운데 6경기에 선발 출전할 정도로 현재 중용되고 있다.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가 최근 공수에서 주춤하고, 좌익수 김재환이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여파다. 물론 송승환의 타격감이 좋기에 이 감독이 계속해서 기회를 줄 수 있었다.

그런데도 송승환은 경기가 끝나면 매일같이 특타를 한다. 경기 뒤 특타에는 주전으로 완벽하게 도약하지 못한 어린 선수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훨씬 긴 백업 선수들이 주를 이룬다.

송승환은 "경기 전후에 나만의 타격 훈련법이 있다. 길게는 안 해도 매일 경기를 마치고 짧게는 하고 있다. 경기를 하고 나면 피곤하긴 한데, 그래도 30~40분 정도는 치고 집에 간다"고 설명했다. 노력을 들인 시간만큼 안타로 보상받고 있는 셈이다.

고토 고지 두산 타격코치는 그런 송승환에게 "(송)승환아 너는 지금 상태로는 봐줄 게 없다. 항상 타석에서 궁금한 게 있으면 내게 먼저 와주고, 자신 있게 지금처럼만 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호주 스프링캠프부터 룸메이트로 지내며 큰 도움을 받고 있는 주전 1루수 양석환(32)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표현했다. 양석환은 이날 1-4로 뒤진 7회초 동점 3점포를 쏘아 올리며 타선이 경기를 뒤집을 수 있도록 불을 붙였다. 시즌 홈런 4개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의 중심타자이자 거포다.

송승환은 "(양)석환이 형이랑 호주에서부터 계속 룸메이트를 하면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했다. 석환이 형이 동점 스리런을 쳐주셔서 내 일처럼 정말 기뻤고, 우리 팀 분위기도 확 올라와서 우리가 같이 분위기를 타면서 이긴 것 같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남은 시즌 송승환의 목표는 양석환의 뒤를 부지런히 쫓는 것이다. 2019년 두산에 입단해 벌써 프로 5년째지만, 올해 나이는 고작 23살이다. 지금처럼 꾸준히 자기 것을 만들어 나가면 양석환처럼 해마다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거포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송승환은 "팀이 이길 수 있을 때 분위기 반전을 시킬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목표는 항상 두 자릿수 홈런"이라며 다시 한번 굳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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