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제대로 추모하고 있습니까”

최혜림 2023. 4. 17. 12: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어제 세월호 9주기를 맞아 전국에서 추모식이 열렸지만 평소에는 시민들이 '추모'를 할 공간, 마땅치가 않습니다.

추모식에선 '철거 불안'이 없는 추모공간을 마련해달란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최혜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황량한 풀밭 위에 벤치 하나가 덩그러니 서 있습니다.

내년 안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를 위한 '생명 안전 공원'을 만들기로 했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습니다.

[정부자/4.16 세월호참사 희생자가족협의회 추모부서장 : "(안산시에서는) 해양수산부가 좀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하고, (해양수산부는) 사업비를 줬는데 왜 안 하냐, 자꾸 그렇게 핑퐁 싸움을 하고 있어서..."]

서울시의회 앞에 마련된 세월호 기억공간은 철거 위기에 놓였습니다.

[이수민/4.16연대 활동가 : "서울시의회 측에서는 이제 나가 달라고 압박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고요. 임시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라 뭐 방한, 보온도 안 되고."]

9년이 지나도록 희생자를 기릴 공간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은 서울광장 분향소가 언제 철거될지 몰라 같은 두려움을 안고 있습니다.

[이종철/이태원참사 희생자 유가족협의회 대표 : "지금 상황에서 솔직한 말씀은 앞이 캄캄합니다. 9년 동안 세월호 유가족분들 어떻게, 하루하루를 어떻게 지내셨는지 생각을 하니까..."]

추모식을 찾은 시민들도 대형 안전사고를 평소 잊지 않도록 '추모공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김연흥/경기도 안산시 : "너무 허무하게 아이들이 세상을 떠난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김민형/서울시 동작구 : "이태원 참사도 그렇고 계속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우리가 어쩌면 추모를 제대로 안 하고 있기 때문에..."]

유가족들이 9년째 바란 '제대로 된 추모' 올해도 이뤄지지 않은 채 또 봄이 찾아왔습니다.

KBS 뉴스 최혜림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 서다은/영상편집:전유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