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픽] "중국발 황사 아냐" 중국이 발끈한 이유

"황사 발원지는 중국 아닌 몽골" 지적
신장과 네이멍구 지역 발원 황사는 언급 안해

[아이뉴스24 원성윤 기자] 중국이 한국·일본 언론에서 '중국발 황사'라고 명명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3월, 중국 베이징에 심각한 황사가 발생한 가운데 출근하는 시민들이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16일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 기상대는 올해 가장 강력한 두 차례의 황사가 수도 베이징에서 600㎞ 이상 떨어진 몽골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사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닌 몽골이라며 "우리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해당 매체는 또 한국과 일본의 일부 언론이 황사가 자기 나라로 퍼져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끼쳤다고 전하면서 '중국발 황사'라고 표현한 것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11일 중국 베이징 시내 상공이 황사에 뿌옇게 뒤덮여있다. 전날 밤부터 베이징을 덮친 황사와 모래폭풍으로 강풍 경보와 황사 경보가 동시에 발령됐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중국 매체들은 몽골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황사만 언급했을 뿐 신장과 네이멍구 지역에서 발원한 황사는 거론하지 않았다.

관영 환구시보도 "몽골에서 시작된 황사에 대해 한국 언론이 중국발 황사라고 보도했다"며 "심지어 '재난'이나 '지옥' 같은 선동적인 용어를 사용했다"며 "한국이 기상 문제의 책임을 중국에 전가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마스크를 쓴 주민들이 모래폭풍이 불어오는 거리를 걷고 있다. 황사와 모래폭풍이 이날 밤 베이징을 덮쳐 대기지수(AQI)가 치솟았다. [사진=뉴시스]

그러면서 매체는 "중국은 사막화 방지를 고도로 중시해 중요한 성과를 달성했다"며 "최근 황사가 크게 감소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매년 유엔 사막화 방지 협약에 성금을 내고 동시에 동북아 지역 협력을 확대하며 황사 정보를 적극 공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황사 예방과 관리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황사가 베이징을 덮친 것은 여섯 차례고, 중국 전체로 보면 아홉 번째다.

한편 유희동 기상청장은 지난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출연해 "지난 10일 황사가 발원된 고비 사막, 내몽골 고원은 (미세먼지 농도가) 2천~6천㎍(마이크로 그램)을 기록했다"며 "남쪽에 위치한 중국 베이징에서도 1천200㎍~2천㎍가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2천㎍가 되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는 입으로 모래가 씹힐 정도"라며 중국 황사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원성윤 기자(better201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