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당대회 의혹’ 관련 “돈 봉투 깊이 사과”

“국민에 심려 죄송…공정수사를
송영길 전 대표 조기귀국 요청”
국힘 “정의로운 척하며 금권선거”
검찰, 강래구 조만간 영장 청구

“정확한 사실규명 노력할 것”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서 이재명(가운데)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허리를 숙여 국민에게 사과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조기 진화를 통해 사태악화 차단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최근 우리 당의 지난 전당대회와 관련해 불미스러운 의혹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의 대국민 사과는 돈 봉투 의혹이 불거진 지 엿새 만에 나왔다. 당 진상조사 착수와 별도로 이뤄진 이 같은 판단에 정치권에서는 “돈 봉투 사건을 사실상 인정한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아직 사안의 전모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볼 때 당으로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은 정확한 사실 규명과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서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서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는 말씀도 드린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에 정치적 고려가 배제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안을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서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도 확실하게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가히 ‘더불어돈봉투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앞에선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온갖 정의로운 미사여구로 표심을 사려 했던 민주당이 알고 보니 뒤에서는 금권선거를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돈 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전날 정당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 강화평 전 대전 동구 구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이들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송 전 대표에 대한 지지표를 확보하고자 국회의원을 포함한 당 관계자들에게 9400만 원가량의 금품을 뿌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가까운 시일 안에 자금 마련의 핵심을 담당한 강 위원의 신병을 확보하고, 압수수색을 받은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 등 현직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해완·김대영·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