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이주민’ 태울 인류 최대 로켓 스타십, 오늘 날아오를까
100명씩 태워 화성 향할 ‘우주버스’ 역할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이르면 17일(현지시간) 인류 역사상 가장 크고 강력한 로켓인 ‘스타십’을 발사한다. 이번은 시험 비행이어서 지구 궤도 수백㎞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이 목표이다. 스페이스X는 향후 이 로켓을 승객 100명을 태우고 화성을 오갈 수 있는 ‘우주여행 버스’로 활용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는 16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7일 오전 8시(한국시간 17일 오후 10시)에 텍사스주 보카치카에 있는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스타십을 발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날 기상 여건 등으로 인해 발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예비 발사일은 18~21일이다.
스타십의 가장 큰 특징은 인류가 만든 로켓 중 가장 크다는 점이다. 총 길이가 120m에 달한다. 지구 중력을 뿌리치며 상승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1단부인 ‘슈퍼헤비’와 사람과 화물이 들어갈 2단부인 ‘스타십 우주선’이 연립주택처럼 아래 위로 연결돼 있다. 그동안 스페이스X는 스타십과 슈퍼헤비의 성능을 각각 시험해왔고, 두 부위를 결합해 완전체로 비행시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십은 힘도 세다. 1단부인 슈퍼헤비의 추력이 7590t에 이른다. 메탄을 태워서 힘을 만드는 대형 엔진 33개가 원형 통에 꽂힌 이쑤시개처럼 빽빽이 배치돼 있다. 엔진을 한 다발로 묶어 엄청난 힘을 만드는 방식이다.
스타십의 이런 크기와 힘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인류를 2025년 달에 다시 착륙시키기 위한 아르테미스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개발한 ‘우주발사시스템(SLS)’을 거뜬히 능가한다. SLS는 지난해 11월 ‘아르테미스 1호’를 구성하는 주요 로켓으로 채택돼 임무를 정상 수행했다. SLS는 길이 98m, 추력은 3900t이다. 스타십보다 길이도 짧고, 추력도 약하다.
스타십의 이번 목표는 발사 뒤 낙하까지 모두 90분간 계획대로 비행하는 데 있다. 첫 시험비행이기 때문에 지구 주변을 지속적으로 돌거나 다른 천체까지 가지는 않는다.
2단부 로켓에 해당하는 스타십 우주선은 고도 234㎞까지 올라간 뒤 하와이 인근의 태평양에 떨어질 예정이다. 스타십 우주선의 최종 낙하 이전에 분리될 1단부인 슈퍼헤비는 텍사스주 보카치카 발사장에서 약 32㎞ 떨어진 멕시코만 인근 바다에 먼저 떨어진다.
안전하게 발사장에서 이륙한 뒤 1단부와 2단부가 계획대로 분리되고, 예정된 궤적을 그리며 비행하다 바다에 착수하는 것이 이번 시험비행의 목표다. 1단부와 2단부 로켓 모두 재사용 가능하도록 만들어졌지만, 기술적인 점검에 방점을 찍은 이번 시험발사에선 모두 바다에 폐기한다.
스페이스X가 스타십을 만드는 궁극적인 이유는 ‘화성 이주’ 때문이다. 스타십의 능력이라면 승객 100명을 태워 화성으로 보내는 것이 가능하고, 2050년에는 모두 100만명을 이주시킬 수 있을 것으로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전망한다. 스타십을 일종의 ‘우주여행 버스’로 쓰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화성의 환경적인 조건은 가장 유력한 인류의 새 정착지로 꼽힌다. 지구에서 이웃한 행성이어서 현재 로켓 기술로도 6개월이면 도착한다. 지면이 딱딱한 암석으로 이뤄져 있어 구조물을 지상에 지을 수 있다. 얼음 상태의 물도 존재한다. 평균 기온은 영하 63도이지만, 따뜻한 지역의 최고 기온은 영상 20도에 이른다.
다만 이번 시험비행이 단번에 성공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머스크는 지난달 초 미국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스타십이 첫 비행에 성공할 확률을 약 50%로 제시했다. 스페이스X는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발사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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