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저래도 갑갑한 ‘김포 골병라인’ 대책[현장에서]

박성훈 기자 2023. 4. 1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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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대표적 '콩나물시루'인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서 급기야 호흡곤란으로 졸도하는 승객이 속출하고 나서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다.

김포골드라인 도시철도 열차를 확충하는 게 가장 확실한 대책이지만 전동차 제작 등으로 인해 내년 9월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김포시는 김포골드라인 건립 과정에서 예타를 피하기 위해 국비 지원을 받지 않고 한강신도시 입주민의 교통분담금과 시비로만 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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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김포라인 과밀’ 해결 논의 원희룡(오른쪽 두 번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개화역 앞에서 김포골드라인 과밀 문제 해결책의 하나로 버스전용차로를 우선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의 대표적 ‘콩나물시루’인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서 급기야 호흡곤란으로 졸도하는 승객이 속출하고 나서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다. 대책은 주로 출퇴근 시간 승객을 분산할 대체 교통수단 마련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서울시 버스전용차로 신설, 지하철 연장 등 대부분 긴 시간이 지나야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안이 주를 이루고 있어 당장 매일 숨 막히는 출퇴근을 겪어야 하는 승객들에게는 외려 허탈함을 느끼게 하지 않은가 싶다. 국토교통부 채근으로 서울시는 개화∼김포공항역 구간에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약속한 출퇴근 셔틀버스 무제한 투입이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버스전용차로 신설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울시는 개화∼김포공항역 구간 버스전용차로 신설이 올해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포시에서 김포공항까지 고속도로 나들목과 지하차도 등 입체교차시설이 적지 않아 버스전용차로 지정에 적어도 3개월은 소요된다는 게 그 이유다. 대책 중 하나로 제시된 수륙양용버스(40인승)나 도시철도역 커팅맨(승하차 관리 인력) 배치의 경우 실제적인 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포골드라인 도시철도 열차를 확충하는 게 가장 확실한 대책이지만 전동차 제작 등으로 인해 내년 9월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당분간 김포시민들은 고통스러운 출퇴근 시간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근원적인 문제는 예비타당성이다. 김포시는 김포골드라인 건립 과정에서 예타를 피하기 위해 국비 지원을 받지 않고 한강신도시 입주민의 교통분담금과 시비로만 충당했다. 결국 제대로 된 수요조사가 이뤄지지 않아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최근 국회에서 예타 면제 논의가 있으나 수요 예측을 소홀히 하다 보면 제2의 김포골드라인 사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훈 전국부 기자 psh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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