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구치소 수감자 징벌 위한 ‘조사수용’ 시 처분 문서 제공해야”

국가인권위원회 전경./조선DB

인권위는 “법무부 장관에게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에 따른 조사수용 시에도 징벌대상자에게 처분 문서를 전달하는 등 행정절차법에 준하는 절차가 마련될 수 있도록 내부규정을 보완할 것을 권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조사수용이란 징벌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고 의심되는 구치소 수감자가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끼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조사 기간 중 다른 수감자와 분리해 수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한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A씨는 두 차례에 걸쳐 조사수용 처분을 받았는데, 구치소 측이 처분 문서를 전달하지 않아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행정소송 등 불복구제절차를 거칠 수 없었다고 주장하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씨는 “처분 문서를 전달하지 않음으로써 적법절차의 원칙을 위반해 신체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구치소 측은 “징벌을 집행할 때는 징벌의결 내용과 징벌처분에 대한 불복방법 등을 기록한 통지서를 수용자에게 전달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면서도 “조사수용 시에는 그러한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규정이 없어 별도로 수용자에게 문서로 안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조사수용 대상자에게 조사수용에 대한 구체적 사유·근거·불복 절차 등을 고지하지 않은 것은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해 헌법상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적법절차 원칙은 형사절차뿐만 아니라 모든 입법 및 행정작용에 광범위하게 적용돼야 하는 헌법상 원칙”이라며 “조사수용 처분과 징벌 처분은 모두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대한 법 집행으로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속한다. 조사수용 처분에도 적법절차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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