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4강 PO 리포트] 때로는 흙투성이 선수가 빛을 발한다, 최부경이 그렇다

손동환 2023. 4.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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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빅맨의 헌신이 빛을 발했다.

서울 SK는 지난 1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창원 LG를 92-91로 꺾었다. 100%의 확률을 챙겼다. 이는 4강 플레이오프 1~2차전 승리 팀의 챔피언 결정전 진출 확률(28/28)이다.

SK는 2022~2023시즌 핵심 포워드 2명 없이 치렀다. 안영준(195cm, F)이 2021~2022시즌 종료 후 군에 입대했고, 최준용(200cm, F)이 잔부상으로 시즌의 반을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부경의 역할이 중요했다. 최부경은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 스크린과 받아먹는 득점 등 이타적인 플레이를 잘 하는 빅맨. 다만, 긴 출전 시간을 소화하기에, 무릎이나 몸 상태가 불안했다.

그렇지만 SK가 6라운드부터 치고 나올 때, 최부경의 힘이 컸다. 최부경이 자기 장점의 100% 이상을 발휘해줬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김선형(187cm, G)과 자밀 워니(199cm, C)의 위력이 더욱 커졌다.

SK의 4강 플레이오프 상대인 LG도 최부경을 경계했다. 특히, 최부경의 매치업인 김준일(200cm, C)이 그랬다. 4강 플레이오프 직전 인터뷰에서 “워니가 활동한 3~4년의 시간 중 패스를 가장 잘한다. (최)부경이형이 위치를 절묘하게 잡기 때문이다. 부경이형으로 인해, 워니만 무작정 막기 어렵다”며 최부경의 공격 역할을 껄끄러워했다.

LG가 최부경의 퍼포먼스를 우려했지만, 최부경은 자기 몫을 다했다. 1차전에서 16점 10리바운드(공격 3) 1어시스트에 1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양 팀 국내 선수 중 유일하게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특히, 승부가 갈린 4쿼터에만 8점(2점 : 3/3, 자유투 : 2/3) 3리바운드(공격 2)로 역전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최부경은 “3쿼터까지는 상대 팀의 수비와 로테이션을 파악했다. LG 수비가 어떤지 어느 정도 정립하고 나니, 선수들끼리 빈 공간을 찾을 수 있었다. 워니가 그런 걸 잘 활용했고, (김)선형이도 (최)성원이도 잘 빼줬다. 나는 입만 잘 벌리고 있었다(웃음)”며 동료들의 패스에 공을 돌렸다.

최부경의 역할은 2차전에도 중요하다. 최부경이 김선형과 워니의 부담을 덜 때, ‘김선형-최부경-워니’ 삼각편대의 힘이 커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허일영(195cm, F)-최원혁(182cm, G)-최성원(184cm, G)-오재현(185cm, G) 등의 힘이 빛을 발할 수 있다.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된 최부경은 김준일과 매치업됐다. 그러나 김준일과 1대1이 최부경의 핵심 과제는 아니었다. 워니와 함께 LG 빅맨들과 몸싸움을 하고, 워니 대신 다양한 곳의 득점을 만드는 것. 그게 최부경의 첫 번째 임무였다.

최부경이 역할을 발휘해야 하는 파트는 수비와 리바운드다. 김준일을 막되,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된 레지 페리(203cm, C)의 행동 반경도 체크해야 한다. 두 가지 모두 잘 해냈고, 탑과 미드-레인지에서의 패스로 김선형의 리버스 레이업과 최성원의 3점을 도왔다. 1쿼터에 4개의 리바운드(공격 1)와 2개의 어시스트로 SK의 2점 차 우위(24-22)에 기여했다.

최부경의 건실함이 2쿼터 초반에도 드러났다. 그러나 최부경을 대체할 빅맨이 없기에, 최부경의 체력 부담이 컸다. 또, 최부경의 파울이 쌓였을 때, SK의 선수 가용 방법이 더 제한될 수 있다. 그래서 전희철 SK 감독은 2쿼터 시작 2분 25초 만에 최부경을 벤치로 불렀다.

최부경은 2쿼터 종료 4분 46초 전 다시 코트로 나왔다. 최부경의 움직임과 최부경의 역할은 1쿼터와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LG의 2쿼터 에너지 레벨이 SK보다 높아, 최부경의 이타적이고 헌신적인 플레이가 빛을 보기 어려웠다. SK는 43-46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최부경의 헌신은 3쿼터에도 이어졌다. 몸을 사리지 않고 따내는 공격 리바운드와 세컨드 찬스 포인트로 SK에 단비 같은 득점을 선사했다. 덕분에, SK는 4~5점 차로 LG를 위협할 수 있었다.

또, 최부경은 자밀 워니에게 스크린을 걸어줬다. 그 후 LG 림으로 돌진했다. 워니의 공격 공간을 만들거나, 자신의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LG의 팀 파울 혹은 팀 파울 자유투도 얻었다. 그러나 SK는 3쿼터에도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64-71로 3쿼터를 마쳤다.

그리고 4쿼터. 최부경의 보이지 않는 헌신이 가장 필요한 시간이었다. 워니와 함께 스크리너로 코트 밸런스를 맞췄다. 시작과 같은 골밑 수비 강도와 리바운드 적극성을 보여줬다. SK가 4쿼터 한때 65-75로 밀렸음에도, SK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이유였다.

워니가 경기 종료 5분 15초 전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최부경의 움직임이 더 중요해졌다. 워니의 파울 부담을 덜되, 워니의 공격력을 배가해야 했기 때문이다.

워니가 경기 종료 13초 전 5반칙으로 물러났지만, 최부경은 스크린으로 LG 수비를 흔들었다. LG 수비가 흔들릴 때, 리온 윌리엄스(196cm, F)가 공격 리바운드를 따냈다. 공격 리바운드 이후 득점 성공. 이는 경기 결승 득점이 됐다. 최부경의 헌신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SK가 앞)
- 2점슛 성공률 : 약 54%(30/56)-약 57%(30/53)
- 3점슛 성공률 : 약 21%(4/19)-약 18%(3/17)
- 자유투 성공률 : 약 71%(20/28)-약 85%(22/26)
- 리바운드 : 35(공격 11)-40(공격 11)
- 어시스트 : 11-14
- 턴오버 : 6-11
- 스틸 : 9-4
- 블록슛 : 2-1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서울 SK
- 자밀 워니 : 39분 47초, 40점 11리바운드(공격 4) 2블록슛 1스틸
- 허일영 : 29분 25초, 24점(2점 : 4/4, 3점 : 3/6, 자유투 : 7/7) 6리바운드(공격 2)
- 김선형 : 36분 32초, 10점 6어시스트 5스틸 1리바운드
2. 창원 LG
- 레지 페리 : 30분 16초, 31점(2점 : 12/19, 자유투 : 4/4) 13리바운드(공격 2) 2어시스트
- 이관희 : 32분 43초, 19점 4리바운드(공격 2)
- 이재도 : 30분 31초, 13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1스틸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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