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빈 차가 그렇게 많아"...요금 인상 후 벌어진 일
택시를 타자마자 미터기에 기본요금 4천8백 원이 뜹니다.
물가가 전체적으로 오르면서 택시 이용을 이전보다 꺼리는 분위기가 확연합니다.
[황지호 / 서울 아현동 : 원래 4천 원 중반대 나왔는데, 올해 2월쯤 인상되다 보니까 5천 원 중반쯤으로 오른 거 같아요. 많이 타다 보니까 지속해 쌓이다 보면 부담이 되는 거 같아요.]
야간 할증은 밤 10시로 2시간 앞당겨진 데다, 할증률도 최대 40%까지 올랐습니다.
이러다 보니 버스와 지하철 막차 시간 전에 약속 자리를 마무리하는 '택시 통금'이란 말까지 생길 정도입니다.
[박한솔 / 서울 화곡동 : 친구들 만나거나 할 때 택시도 잘 이용하고 했는데 체감상 거의 요금이 두 배 정도 오른 느낌이더라고요. 요즘은 대중교통 많이 이용하고 친구들이랑 놀다가도 일찍 집에 들어가요.]
실제 버스와 지하철 이용객은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셋째 주 만3천여 명 수준이던 심야버스 하루 탑승객은 석 달 뒤 만6천여 명으로 20% 넘게 늘었고,
밤 10시 이후 서울 지하철 하루 이용객 수도 지난해 11월엔 47만여 명이었는데, 지난 2월엔 3만 명 넘게 늘었습니다.
택시 기사들의 반응은 어떨까?
먼저 개인택시 기사들의 경우 전보다 수입이 늘어 반기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종화 / 개인택시 기사 : 수입이 오른 건 많이 느껴져요. 밤 10시부터 할증 20%가 적용되기 때문에 (제 수입도) 한 30∼40%는 증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손님이 줄어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고용한 / 개인택시 기사 : 손님이 계속 많이 전 같이 타시면 수입이 괜찮은데, 손님이 줄었어요. 빈 차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아요. 요금 오르기 전에는 야간에도 손님이 좀 있었어요.]
법인 택시 기사들은 대부분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매일 20만 원 가까운 사납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손님이 줄면 그만큼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김남식 / 법인택시 기사 : (개인택시 부제를) 풀어서 서로 경쟁 식으로 너도나도 차들이 많이 쏟아져서. 요금은 올랐지만 힘든 면이 많아요.]
코로나가 풀리기 시작했을 때 불거진 택시 대란은 해결됐지만, 손님과 기사 모두 불만이 늘어난 겁니다.
[유정훈 /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부 교수 : (시민들은) 택시 요금이 무서워서 일찍 귀가해야 하는 점도 있고. 택시 기사님들도 결과적으로 우리가 이득이 별로 없다고 불만이 있으신 거고….]
어찌 됐든 한번 올린 대중교통 요금을 다시 내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제 두 달 지났지만 시간이 더 지날수록 불만이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촬영기자 : 김광현
그래픽 : 지경윤
자막뉴스 : 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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