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고뭉치 반려견 그만 키워”… 이웃 폭행 ‘벌금형’

■요지경
피고인, 개에 물리자 앙심 품어
“피해자도 관리 소홀”항소기각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에 사는 의사 윤모(46) 씨 부부와 옆집 거주자는 지난 2019년부터 반려견 때문에 충돌을 빚었다. 옆집 반려견이 윤 씨를 물어 상해를 입히고, 소음을 발생시켜 부부의 자녀까지 아프게 한 것이다. 이들 부부는 옆집 거주자에게 반려견의 파양·치료비 지급 등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갈등이 격화하던 2020년 11월, 앙심을 품은 부부가 인테리어업자가 옆집 현관문을 열어둔 틈을 타 반려견을 붙잡아 훔칠 생각으로 이웃집 거실까지 침입했다. 이들은 그 자리에 있던 피해자 측에게 “개를 키우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라”고 요구했으나, 피해자는 반발했다. 화가 난 부부는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밀쳤다.

이들 부부는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난해 7월 각각 벌금형 선고유예를 받았다. 올해 3월엔 검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재판부가 부부의 폭행 행위를 인정하면서도, 옆집 거주자의 ‘반려견 관리 의무’ 소홀을 감안한 판결이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반려견이 피고인 측에게 반복적으로 상해를 가했음에도 재발 방지를 위한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