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이창용號 새 금통위원 2인… ‘비둘기파’에 가깝다

김지현 기자 2023. 4. 1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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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임기를 시작하는 박춘섭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통화정책 스탠스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두 신임 위원 모두 명확한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분류되지는 않아 금통위 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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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섭, 긴축 완화성향 보일 전망
기재부 출신… 정부 기조 맞출듯
장용성, 세계적 거시경제학자 評
데이터 중심 합리적 판단 관측
美FOMC 이후 금리 향방 주목

오는 2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임기를 시작하는 박춘섭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통화정책 스탠스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두 신임 위원 모두 명확한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분류되지는 않아 금통위 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같은 날 취임 1주년을 맞는 이창용 총재와 함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17일 한은에 따르면 박춘섭·장용성 신임 금통위원 내정자는 21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활동에 돌입한다. 신임 금통위원이 참석하는 첫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오는 5월 25일로 한 달 남짓 시간이 남아 있지만, 통화정책을 둘러싼 주변 여건은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당장 오는 5월 2∼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예상대로라면 한은이 앞서 2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했으므로 미국과 한국 간의 기준금리 격차는 사상 최대치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환율 변동성 심화 우려 등으로 추가 인상론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신임 금통위원인 박 총장은 비둘기파 성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 총장은 임명 직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 모두 중요한 목표는 경제성장과 발전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업무를 주로 담당했고 조달청장을 역임했다. 거시경제를 다뤄보지 않은 데다 정부(금융위원회) 추천 몫으로 임명됐기 때문에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정부 기조에 맞춰 긴축 완화 성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장 교수의 경우 ‘인플레이션 파이터’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특정한 성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장 교수는 지난해 논문에서 전·월세 가격, 자가주거비, 억제된 공공요금 등을 제대로 반영한 잠재 물가인상률이 6.65%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교수는 “장 교수는 세계적 수준의 거시경제학자로 데이터 중심의 합리적 판단을 할 것”이라며 “물가는 추세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만큼 금융안정에 더 유의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박 총장이 완화적이고 장 교수가 매파적이라고 하더라도 이번에 임기가 끝나는 주상영·박기영 위원이 각각 비둘기 및 온건한 매파 성향으로 알려진 만큼 금통위원 전체로 보면 성향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신임 금통위원이 취임하는 날 임기 2년 차에 들어간다. 한은 총재 가운데 처음으로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를 도입해 미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경기침체 신호가 짙어지며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2년 차 이 총재에게는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경기침체에 대응해 통화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가 될 전망이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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