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대외의존도, 9년 만에 100% 넘어… 미국 반도체법·러 전쟁 등 외부충격에 취약

황혜진 기자 2023. 4. 1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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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대외의존도를 보여주는 국민총소득(GNI)대비 수출입 비율이 지난해 10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수출 드라이브 정책으로 성장해온 만큼 단기간에 대외의존도를 낮추기는 어렵지만 글로벌 충격에 대한 내성을 키우기 위해 내수와 수출이 균형 있게 성장을 견인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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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I대비 수출입 비율 100.5%
민간소비·설비투자 등 부진 의미
내수활성화 통해 안정성 키워야

한국 경제의 대외의존도를 보여주는 국민총소득(GNI)대비 수출입 비율이 지난해 10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대외 변수에 취약해졌다는 의미다. 비율이 100%를 초과한 건 지난 2013년 이후 9년 만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반도체지원법, 인플레이션 등 대외 불안 요인이 산적한 가운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내수 활성화로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국가통계포털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명목 기준으로 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100.5%로 전년 대비 16.6%포인트 올랐다. 이 수치가 100%를 넘은 건 2013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100%를 넘은 건 1953년 통계 작성 이후 2011년(109.0%)·2012년(108.3%)·2013년(101.1%) 등 3개년뿐이었다.

이 비율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60∼70%를 나타내다가 이후 확대되며 2011∼2013년에 100%를 초과했다. 2021년까지 70∼80%대를 횡보하다 지난해 100%를 다시 돌파했다.

GNI는 국민이 국내외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벌어들인 총소득을 보여주는 지표로 국내총생산(GDP)에 해외이자와 배당순익 같은 요소소득을 더해 산출한다. 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한 국가의 GNI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낸다. 이 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GNI의 대외교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음을 뜻한다.

대외의존도가 높아지면 한국 경제가 외부 충격에 쉽게 노출되고 이는 경제의 구조적인 취약점으로 작용한다. 이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 경제가 극히 부진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수출 드라이브 정책으로 성장해온 만큼 단기간에 대외의존도를 낮추기는 어렵지만 글로벌 충격에 대한 내성을 키우기 위해 내수와 수출이 균형 있게 성장을 견인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IMF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차례 연속 낮춘 것도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며 “성장 측면에서는 수출이, 안정성 측면에서는 내수가 중요하기 때문에 내수의 비중을 더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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