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무역 올 1분기 9조 흑자 낼 때 대중 10조 적자 … 한국 교역 지각변동

이예린 기자 2023. 4. 1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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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대미(對美) 수출이 3.5% 늘 때 대중(對中) 수출은 약 30%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국은 21년 만에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 1위국이 됐지만, 중국은 무역 적자국으로 변모하는 등 교역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올해 1분기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3% 줄어든 가운데 최대 수출국인 대중 수출액이 29% 감소했다.

중국은 그동안 한국이 수출한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과 파라자일렌 등 중간재를 가공해 최종 제품을 세계에 판매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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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 시급
대미 3.5% 늘어 21년 만에 1위
대중 수출은 29.9% ‘역성장’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출폭락 탓
중국 진출 한국 기업, 2분기는 ‘낙관’
전문가 “방산 등 강점품목 뽑아
동유럽·중동·동남아 공략하라”
특정국 의존 낮춰 위험분산 조언

올해 1분기 대미(對美) 수출이 3.5% 늘 때 대중(對中) 수출은 약 30%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국은 21년 만에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 1위국이 됐지만, 중국은 무역 적자국으로 변모하는 등 교역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수출 전문가들은 “중국을 대체할 시장을 찾는 ‘차이나 플러스’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2분기부터 경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어 기대를 걸고 있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가세할지 주목된다.

17일 코트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3.5%로 조사됐다. 1월엔 지난해보다 6% 감소했지만, 2월에 16.5% 늘었고 3월(잠정치)에는 1.6% 증가했다. 반면 올해 1분기 대중 수출은 지난해보다 29.9% 감소해 10개월 연속 역성장했다. 1월에 전년보다 31.1% 줄어든 데 이어 2월에 24.3% 감소했고, 3월(잠정치)에도 33.4%로 쪼그라들었다.

관세청과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한국이 가장 큰 흑자를 낸 교역대상국은 미국(약 9조4040억 원 흑자)이었다. 반면 중국을 상대로는 약 10조2310억 원 적자를 냈다. 중국은 2009∼2018년까지만 해도 한국의 최대 무역 흑자국이었다.

대중 수출은 글로벌 경기가 빠른 속도로 악화한 데다, 주력 수출 업종인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면서 크게 감소했다. 지난달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수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2%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대중국(홍콩 포함) ICT 산업 수출액은 40.1% 줄었다. 지난달 대중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8.9% 줄었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전년보다 56.8%, 휴대전화 수출도 40.5%씩 급감했다.

석유화학업계도 대중 수출이 급감했다. 올해 1분기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3% 줄어든 가운데 최대 수출국인 대중 수출액이 29% 감소했다. 석유화학업계가 보는 최대 수출 감소 원인은 중국의 자립이다. 중국은 그동안 한국이 수출한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과 파라자일렌 등 중간재를 가공해 최종 제품을 세계에 판매해왔다. 하지만 최근엔 자국에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설비(NCC)를 건설해 자급률을 높이고 있다. 국내 업계는 중국 대신 정제설비 규모가 작고 노후화한 유럽과 신규 시장인 아프리카 등으로 거래선을 변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망 재편 속에 한국도 특정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방산·바이오·플랜트 등 한국이 강점을 발휘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동유럽·중동·동남아 등에 수출선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선진국으로는 대기업들이 초격차를 활용해 하이엔드 제품을 개발해 수출하고, 동남아나 인도·태평양·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에는 중견기업들이 소프트파워나 한류·식품·가전제품 등을 현지화해 수출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 수 있다”며 “기업들이 수출 상품의 구조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원자재 수급 상황과 자동차 등의 수요 부진이 개선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상황은 소폭 개선됐다. 산업연구원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228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1∼27일 진행한 경기실사지수(BSI)의 조사결과, 2분기 전망 BSI는 시황(112)과 매출(121)이 기준선(100)을 넘겼다.

이예린·김성훈·이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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