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전방위로 뻗어가는 검찰 수사…최종목표는 이재명·송영길?

이장호 기자 2023. 4. 17. 11: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장동 로비' 박영수·곽상도 등 압수수색…'백현동' 로비스트도 구속
'전대 돈봉투' 연루 민주당 의원 2명 압색 '일파만파'…宋, 조기귀국 주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27일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5.2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재판에 넘긴 검찰이 야권 전방위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장동 로비', '백현동 개발 특혜'에 이어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까지 이르는 굵직한 수사들이 본격 시작되면서 서초동은 물론 여의도의 시선까지 검찰에 집중되고 있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은 이재명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가 최종 책임자로 연루돼 있어 결국 검찰 수사의 최종 종착지는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대표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50억 클럽 특검법' 발의 속 檢 수사 '속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본류격인 이재명 대표를 재판에 넘긴 검찰은 이제는 '대장동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해 본격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대장동 로비 의혹 사건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이 대장동 개발 비리를 공모할 당시 도움을 준 박영수 전 특검 등 6명에게 50억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는 의혹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지난 11일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부자의 50억원 뇌물 의혹 사건과 관련해 호반건설과 부국증권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곽 전 의원은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측에 영향력을 행사한 대가로 화천대유에 근무 중인 아들 병채씨를 통해 퇴직금·성과급 등 명목으로 50억원(실수령액 약 25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검찰은 곽 전 의원에 대한 적용 혐의를 틀어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다시 수사에 착수했다. 화천대유가 곽 전 의원에게 대가를 지급하면서 이를 병채씨의 성과급으로 가장했다고 보고 두 사람에게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을 적용한 것이다. 또 곽 전 의원 부자의 경제 공동체 여부도 다시 검토하고 있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 사진은 박 특검이 지난 2017년 3월 6일 사무실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위해 입장하는 모습. (뉴스1 DB) 2021.7.7/뉴스1

검찰은 또 지난달 30일에는 '대장동 로비' 명단의 1명으로 거론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14년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근무할 당시 부국증권을 배제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청탁하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받기로 했다고 본다.

공교롭게도 검찰이 박 전 특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날이 국회에서 대장동 로비 관련 특별법들이 상정된 날이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특별법 상정을 앞두자 뒤늦게 수사의지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백현동 로비스트' 구속…李 소환조사 임박?

검찰은 전날(16일) 백현동 사업 인허가를 알선한 대가로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를 불러 처음으로 조사했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 관련 편의 알선 등을 대가로 부동산 개발업체인 아시아디벨로퍼의 대표 정모씨로부터 77억원과 공사장 식당(함바집)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대표는 검찰이 수사하던 지난달에도 정씨로부터 40억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디벨로퍼는 한국식품연구원의 백현동 용지를 매입해 아파트 등을 개발하면서 인허가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2015년 1월 김 전 대표를 영입한 이후 성남시로부터 용도 변경(임대→민간분양)과 4단계 상향(자연녹지→준주거지역) 등을 허가받는 등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이에 백현동에는 50m 높이의 기형적인 옹벽이 있는 아파트가 건설됐고, 민간사업자는 3000억원에 가까운 분양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계를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김씨를 상대로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이 대표 등의 연관성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여, 수사가 조만간 정 전 실장과 이 대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백현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관련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2023.4.1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전대 돈봉투' 의혹…개인 비리 넘어 당 비리로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는 이재명 대표의 개인 비리 혐의에 대해 진행됐지만,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이 터지면서 검찰의 칼날이 개인 비리 혐의를 넘어 민주당 당 전체의 비리로 향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전날(16일)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58)과 강화평 전 대전 동구 구의원(38)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강 회장과 강 전 구의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돕기 위해 선거캠프에 몸 담으면서 금품 살포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 의혹은 사업 청탁 대가와 불법 정치자금 명목으로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10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6개월을 선고받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에서 촉발됐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현직 국회의원들과에게 6000만원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봉투 10개에 현금 300만원씩, 경선캠프 지역본부장 10명과 지역상황실장 20명에게 각각 1000만원씩 등 총 9000여만원의 금품이 살포됐다는 것이 골자다.

1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의 정치학 중심 명문 그랑제콜인 파리정치대학(Sciences-po・시앙스포)에서 열린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한국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유사성’ 특강에서 송 전 대표가 참석한 학생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3.4.14/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지난 12일 검찰은 윤관석 민주당 의원과 같은당 이성만 의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강제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영장에는 강 회장, 강 전 구의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송 전 민주당 대표 보좌관, 조택상 전 인천부시장 등도 피의자로 적시됐다.

검찰은 돈 봉투를 받은 국회의원들을 아직 특정하지 않았으나, 두 차례에 걸쳐 건네진 돈 봉투가 모두 다른 사람에게 갔다면 수사 대상은 최대 2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 외에도 노웅래 의원의 뇌물수수 의혹, 이학영 의원의 한국복합물류 취업청탁 의혹 등도 이 전 부총장 휴대전화 녹취록이 단초가 됐다.

정치권에서는 프랑스 파리 그랑제콜(ESCP, 파리경영대학원)의 방문연구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송 전 대표가 조기 귀국해 의혹을 적극 해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오는 7월 귀국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은 전현직 대표들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를 놓고 "정치타압이고, 대미·대일 관계가 어려운 시기에 국면 전환을 위한 무리한 검찰의 기획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관련 수사 중 증거가 확인돼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검찰 수사에 대해서 비난하는 투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ho86@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