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北 화성-18 위협 본질과 3개 필수 대책

2023. 4. 1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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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1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호'를 시험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북한은 작전 배치 중인 고체연료 'KN-23'을 중장거리 ICBM에도 사용했다.

이번 발사가 중간단계 시험발사로 보이지만, 북한은 고체연료 ICBM을 완성하고 정상 각도 발사 실험을 통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력까지 입증하려 할 것이다.

이 발표만 놓고 보면 이번 시험발사는 다분히 방어적 성격으로 미국의 핵 위협에 대한 북한의 효과적인 2차 타격 능력 강화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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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희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한은 지난 1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호’를 시험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북한은 작전 배치 중인 고체연료 ‘KN-23’을 중장거리 ICBM에도 사용했다. 기존 액체연료와 비교해 미사일 무게가 가벼워 관리 운영이 쉽고, 연료 주입 과정이 빨라 신속하고 은밀하게 발사할 수 있으며, 장기간 보관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핵무기 투발 수단의 게임체인저라고 불린다. 이번 발사가 중간단계 시험발사로 보이지만, 북한은 고체연료 ICBM을 완성하고 정상 각도 발사 실험을 통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력까지 입증하려 할 것이다.

고체연료 ICBM은 북한이 2021년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밝힌 ‘국방력 발전 5대 과업’의 하나다. 노동신문에서 북한은 ‘화성-18호’로 ‘전략적 억지력 부분을 크게 재편시킬 것이며 핵 반격 태세의 효용성을 급진전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발표만 놓고 보면 이번 시험발사는 다분히 방어적 성격으로 미국의 핵 위협에 대한 북한의 효과적인 2차 타격 능력 강화로 읽힌다. 미국의 대북 핵공격이 있을 경우, 북한은 핵 반격에 신속하고 탐지가 어려운 고체연료 미사일을 사용해 보복억지력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철저히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북한의 방어적 의도도 직접적인 위협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먼저, 한미동맹을 통한 미국의 확장핵억지(nuclear extended deterrence)가 실효적으로 작동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북한이 고체연료 ICBM으로 미국의 사전 탐지를 피해 효과적으로 미 본토에 핵공격을 할 수 있다면, 미국이 유사시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핵을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샤를 드골 대통령이 1961년 존 F 케네디에게 파리를 위해 뉴욕을 포기할 수 있겠느냐고 한 질문이 2023년 한반도 버전으로 소환되는 시점이다. 결국, 이번 북한의 도발은 미국의 불안을 고조시켜 한미동맹 확장핵억지의 실효성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리의 국가안보 문제다.

다음으로, 최근의 도발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때 북한의 핵공격 태세는 한국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수십 차례 미사일 발사를 통해 전술핵무기 투발 능력을 고도화했고, 핵무력 법제화를 통해 선제공격의 가능성도 열어 놨다. 2차 타격 능력을 보유해야 할 핵억지 반경에 한국도 포함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고체연료 ICBM은 북한의 이러한 의도와 능력을 강화할 것이란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첫째, 한미동맹이 북한의 미 본토 타격 능력에도 흔들림 없이 작동할 것이란 확신을 주고받을 필요가 있다. 4월 말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위협 수준에 맞는 확장핵억지 논의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미국의 억지 의지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 킬체인을 비롯한 한국형 3축 체계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 핵미사일 발사 징후를 탐지해 선제타격하는 킬체인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한미동맹과 별개로 한국의 독자적 대북 거부 억지(deterrence by denial) 효과성을 제고하고 자체 방어력의 효과성을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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