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절 보낸 北, 이제 '정찰위성' 공개 남았는데…시기·방식은 미지수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북한이 개발 중인 첫 군사정찰위성이 이달 중에 공개될 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을 계기로 한 위성 발사는 없었지만, 북한은 올해 4월까지 정찰위성 1호기를 '준비'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지난 2009년 국제우주조약에 가입한 북한은 이를 근거로 자신들의 우주 활동이 정당한 활동이자 권리라고 주장하며 관련 개발 계획을 실행해오고 있다.
지난 2021년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북한은 '군 정찰위성 개발'이 국방력 강화를 위한 중점사업 중 하나라고 밝혔고, 작년 12월18일에는 올해 4월까지 '군사 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내겠다고 예고했다.
이후 북한은 주요 계기마다 평화적인 우주 권리를 내세우면서 관영매체를 통해 진척 중인 상황을 전달해 왔다. 지난해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을 진행하면서 정찰위성 관련 시험을 병행하는 듯한 모습도 여러 차례 선보였고, 12월에는 '최종 단계 중요 시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4월 중 북한이 실제로 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북한이 언급한 '준비'를 끝낸다는 것이 발사로 곧바로 연결되는 것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김정은 당 총비서가 핵무기 병기화사업을 지도했다면서 전술핵탄두 혹은 핵탄두 탑재 핵카트리지로 추정되는 '화산-31'을 사진으로 전격 공개했던 것과 같이, 군사정찰위성도 실제 발사 없이 위성의 '완제품'만 공개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위성의 발사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비슷한 원리의 발사체 및 관련 기술이 사용된다. 북한은 지난해 ICBM의 발사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온 만큼 위성을 발사하기 위한 발사체의 기술 확보는 상당 수준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북한이 개발할 정찰위성의 핵심은 우주 공간으로 위성이 발사된 뒤 정확하게 계획된 궤도에 오르는 기술과, 이후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정찰 능력'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의 정찰위성의 성능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관측이 우세하다. 아직 북한이 고도의 정찰 능력을 갖춘 위성을 개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그동안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을 진행하면서 직접 촬영한 지구 사진을 공개하곤 했다. 이중 지난해 12월 '최종 단계 중요 시험' 이후 '20m 분해능'(지상에 있는 최소 20m 크기 물체까지 식별해낼 수 있음)의 성능을 가진 카메라를 사용해 찍은 서울과 인천 일대의 사진을 보도했는데, 당시 대부분 전문가들의 평가는 "조악한 수준"이라는 데 그쳤다. 당장 한국에서도 지상 50cm 크기의 물건을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의 군사위성 정보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누가 1회성 시험에 고분해능 촬영기를 쓰느냐"라며 '최종 단계 시험'은 촬영기 가동을 위한 다른 기능들을 테스트한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지만, 북한이 실제 고성능의 위성을 가동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췄을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북한은 올 들어서도 지난달 17일 화성-17형과 이달 13일 화성-18형 ICBM을 발사하면서 이 과정에서 찍은 지구의 사진을 공개했다. 탄두부에 카메라를 장착해 촬영한 사진을 전송받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통해 정찰위성을 통한 촬영에 요구되는 기능이나 데이터 전송력 등을 시험한 것으로 판단된다.
만일 북한이 이달 중에 정찰위성의 실제 발사에 나선다면 이는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해위성발사장은 작년에 김 총비서가 현지지도를 하면서 확장 및 현대화 작업을 지시한 장소다.
다만 민간위성을 통해 본 서해위성발사장은 최근까지 정찰위성 발사 보다는 여전히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흔적이 역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2호기'를 발사할 때와 2016년 2월 '광명성 4호'를 발사할 때는 모든 각각 발사 열흘, 닷새 전 국제기구에 발사 가능 기간을 통보한 바 있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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