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골드라인 '지옥철' 오늘도 119출동…호흡곤란 실제상황[현장]

김진엽 기자 2023. 4. 1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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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고촌-김포공항 1개 역 이동에도 압박감 느껴
불편함으로 119 출동하는 일까지 발생해
약 5일에 1번 꼴로 사고나는 것으로 조사돼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김포골드라인 이용객들이 김포공항역을 빠져나가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월요일 아침인 17일 출근길, 김포공항역에 도착한 김포골드라인 열차는 수많은 사람들을 일시에 쏟아냈다.

안전 도우미들이 곳곳에 배치돼 에스컬레이터로, 엘리베이터로 인파들을 유도하고 있었고, '지옥철'을 탈출한 시민들 중 일부는 역사 내 벤치에 앉아 숨을 돌리고 있었다. 체격이 큰 한 남성도 열차에서 내린 뒤 "힘들어서 잠시 쉽니다"며 크게 숨을 뱉었다.

출근길 '지옥철'로 악명 높은 김포골드라인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이날 오전 7시30분께 고촌역 김포공항 방향 플랫폼에 들어섰다.

열차 출입구를 마주하는 것부터 어려웠다. 플랫폼에는 이미 긴 줄이 늘어서 있었고, 들어오는 열차들은 이미 모두 만차였다. 그나마 약 2분 가격으로 계속 열차가 들어와 5대를 보낸 후 앞에 선 줄이 모두 빠졌다.

하지만 탑승도 쉽지 않았다. 한국 남성 평균 키에 정상 체중보다 조금 더 나가는 비교적 건장한 체격인 기자도 열차에 몸을 실으려고 반동을 줘야 했는데, 수차례 반복 끝에 겨우 탑승했다. 개인적으로는 출퇴근 시간대 악명 높은 1·9호선 탑승보다도 더욱 난이도가 높게 느껴졌다.

열차 내부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김포공향역까지 불과 한 정거장이었으나, 팔을 제대로 움직이기는커녕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이날 오전 김포는 14도로 다소 쌀쌀한했지만, 열차 안은 찜질방처럼 뜨거웠다. "죽겠네"라는 혼잣말이 저절로 나왔다.

키가 작고 몸집이 왜소한 사람이 열차 한가운데 서 있었다면 압사 위협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압박감이었다.

실제 이날 약 2시간 동안 플랫폼과 역사 등을 둘러본 결과, 체격이 왜소한 네 명의 여성이 호흡곤란을 토로했다. 한 여성은 눈물을 쏟기도 했고, 또 한 여성은 현장으로 출동한 119 구급대의 도움을 받아 들것에 실려 이동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김포골드라인 이용객이 김포공항역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며 119 요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벤치에 앉거나 스크린도어 앞에 쭈그리고 앉아 숨을 고르는 이들도 있었다. 스크린도어 앞에서 숨을 고르던 한 여성은 "안에서 사람에 눌려있었다. 오랫동안 타고 오니 숨쉬기가 힘들었다"며 "매일 이렇게 타고 다닌다" 고 말했다.

지난 11일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에서는 10대 여고생과 30대 여성이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며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수한 상황이 아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포골드라인에서는 올해 101일 동안 18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월별로는 1월에 3건, 2월에 5건, 3월에 5건의 사고가 일어났고 4월 중(11일까지)에는 5건을 기록했다. 올해 5일에 1번 수준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시, 경기도, 김포시 관계자들과 함께 서울 강서구 개화역 인근 버스전용차로 예정 현장을 찾아 "이른 시일 내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포골드라인 혼잡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버스 중심의 긴급대책을 신속히 추진해 당장의 출퇴근 불편을 해소하겠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5호선 김포 연장, GTX-D 등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현장에는 엄진섭 김포시 부시장, 정선인 김포골드라인 사장 등 관계자들이 찾아 역사 내 혼잡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이날부터 2주 동안 국토교통부는 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출근 시간인 오전과 퇴근 시간인 오후에 하루 두 번씩 김포골드라인을 타고 내리는 실 이용자 수를 직접 확인한다.

매일 14명의 인원이 투입된다. 김포골드라인 10개 역 중 기점인 양촌역을 제외한 9개 역 승강장 등이 점검 대상이다. 역별 혼잡상황, 안전 위해요소, 운영사의 안전관리 인력 운영실태를 점검한다.

아울러 김포시 관할인 고촌역과 풍무역에는 김포소방서에서 응급 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인원과 구급차가 배치했다. 철도경찰도 현장에 나와 인원 유도에 힘을 보탰다.

[김포=뉴시스] 김진엽 기자 = 김포소방서 인원들이 고촌역 내 김포골드라인 이용객들을 유도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wlsduq1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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