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져브러·모두를 놀라게’… 헬멧·글러브에 새긴 ‘멘털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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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장비의 스포츠'다.
공은 기본이고 유니폼, 스파이크, 글러브, 배트, 헬멧 등 경기에 사용되는 장비가 상당히 많은 편.
특히 모자와 헬멧, 글러브 등은 선수들이 매일 몸에 착용하는 필수품이다.
그런데 매일 쓰는 모자와 헬멧, 글러브에 여러 가지 문구를 써서 자신을 채찍질하는 선수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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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져브러는 ‘단단히 단속’ 뜻
이정후 “타석때 생각 심플하게”
이유찬은 ‘자신 있게’로 각오
야구는 ‘장비의 스포츠’다. 공은 기본이고 유니폼, 스파이크, 글러브, 배트, 헬멧 등 경기에 사용되는 장비가 상당히 많은 편. 특히 모자와 헬멧, 글러브 등은 선수들이 매일 몸에 착용하는 필수품이다.
그런데 매일 쓰는 모자와 헬멧, 글러브에 여러 가지 문구를 써서 자신을 채찍질하는 선수들이 많다. 키움의 간판타자 이정후가 대표적이다. 이정후가 타격 시 사용하는 헬멧에는 ‘조져브러’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조져브러는 ‘조지다’의 전라도 사투리. ‘허술하지 못하게 단단히 단속하다’라는 뜻. 이정후가 이 문구를 헬멧에 새긴 것은 아버지인 이종범 LG 코치의 말을 항상 되새기기 위함이다. 이정후는 “조져브러는 아빠가 항상 제게 해주는 말이다. 생각이 많을 때 이 문구를 보고 들어가면 타석에서 생각이 단순해진다”고 설명했다.
두산의 내야수 이유찬은 ‘자신 있게’, 외야수 양찬열은 ‘타이밍’을 새겨 놓았다. 이유찬은 타석에서 ‘자신 있게 방망이를 휘두르자’라는 뜻을, 양찬열은 ‘타격 시 타이밍에 신경을 쓰자’는 다짐을 담았다.
그러나 헬멧엔 화이트펜으로 글을 적어야 하는 데, 흰색 문구가 투수가 던지는 공과 겹쳐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헬멧에 스티커 등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SSG 외야수 최지훈은 헬멧 뒤에 행운을 상징하는 네 잎 클로버 스티커를 붙였다. 늘 행운이 함께 하길 바라는 ‘부적’이다. 롯데 외야수 안권수의 헬멧 안쪽엔 태극기 스티커가 붙어 있다. 재일교포 3세인 안권수는 행복하게 야구를 할 기회를 준 고마운 나라라는 의미를 담았다.
글러브에 각오를 적은 선수들도 있다. 키움 내야수 신준우는 자신의 글러브에 ‘자승자강(自勝者强)’이란 한자를 큼지막하게 새겼다. 자승자강은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라는 의미. 신준우는 “중학교 때 아버지께서 자주 하신 말씀이다. 수비 이닝이 시작되기 전에 이 글귀를 보면 집중도 되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잘 된다”고 말했다. NC 불펜투수 김시훈의 글러브엔 ‘모두를 놀라게 하자(Make It Happen Shock Everyone)’는 영어 문구를 담아 매일 각오를 다진다. 또 삼성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은 글러브에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성경 구절인 ‘Rom 8:31(로마서 8장 31절)’을 적었다. 또 ‘AMB’, ‘BPB’, ‘LHB’도 함께 새겼는데, 이는 가족 이름의 머리글자다.
야구 장비는 자신만을 위한 장비지만, 따듯한 동료애를 표현하는 데도 사용된다. 특히 헬멧과 모자 외부엔 다친 동료의 쾌유를 비는 등번호를 자주 새긴다. 최근엔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자신의 모자에 부상으로 이탈한 베테랑 외야수 이명기의 빠른 회복을 비는 이명기의 등번호 14번을 적어 눈길을 끌었다.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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