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원가의 40%’ 배터리가 가격 경쟁 핵심
저가 전기차의 핵심은 결국 배터리다. 배터리가 전기차 제조 원가의 30~4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업체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투자금을 분담해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는 이유이기도 하다.
17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요는 올해 687GWh에서 2035년 5.3TWh(테라와트시·1TWh는 1000GWh)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액으로 따지면 같은 기간 1210억달러(약 160조원)에서 6160억달러로 5배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업계는 2030년에는 이 가운데 배터리의 80% 이상이 보급형·저가형 모델에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한 가운데 고객 확보를 위해 완성차 업체들이 저가 전기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이미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주력으로 생산하던 고급형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대신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 돌입했다. LFP는 그동안 CATL, BYD 등 주로 중국 기업들이 주력해온 분야다. NCM 대비 제조원가가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지만,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고 주행거리가 짧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최근 기술 개발로 단점이 개선되면서 LFP를 채택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부터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겠다고 공식화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는 3조원을 투자해 16GWh 규모로 파우치형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공장도 짓고 있다.
SK온은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LFP 시제품을 선보였다. 한국 배터리 3사 가운데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이다.
삼성SDI도 LFP 개발 대열에 합류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달 15일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와 만나 “LFP도 중요한 플랫폼 중 하나로 생각한다”며 “향후 사업의 다양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LFP 배터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3사가 LFP 경쟁에 본격 나서면, 중국이 주도했던 시장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중국 CATL이 LFP를 앞세워 6년째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탑재량에서 1위(시장점유율 37%)를 기록 중이다.
국내 기업들은 배터리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존 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하고, 품질 강화 정책을 마련하는 등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일에도 집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 생산공정에 디지털화를 적용하는 글로벌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 중이다. 수율 개선을 위한 작업이다. 특히 2025년 이후 신규 가동 라인은 전부 스마트팩토리를 기반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초기 투자비는 부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원가 절감과 제품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이득이라는 판단이다.
SK온도 해외에 구축한 공장의 수율 안정화와 품질 향상을 위해 시스템을 마련했다. SK온은 최근 미국, 헝가리 글로벌 품질인증센터(G-VC) 투자를 위해 총 5200억여 원을 출자했다. 생산한 배터리의 품질 인증과 검증을 별도로 진행해 품질을 더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내 기업들은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압도적인 주행거리를 확보한 배터리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개발해야 승산이 있다. 차세대 핵심 제품으로는 전고체 배터리가 꼽힌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물질인 ‘전해질’을 기존 전지처럼 액체가 아니라 고체로 바꾼 것이다. 고밀도 배터리 구현에 유리하고, 온도 변화로 인한 충격이나 누액 위험도 없다.
이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 중 삼성SDI가 가장 앞서 있다. 지난해 경기 수원사업장에 파일럿 라인(S라인)을 착공했고, 올 하반기 샘플 생산에 들어간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을 비롯해 토요타, 닛산 등 일본 업체도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생산능력은 지난해 0.06GWh에서 2025년 1GWh, 2030년 149GWh, 2035년 950GWh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 배터리 생산 능력에서 전고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5년 10%까지 증가한다.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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