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로 숨진 청년 2명 추모제 18일 개최
전세사기 피해로 숨진 2명의 청년들을 위로하는 추모제가 인천에서 또 열린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는 오는 18일 오후 7시 경인전철 주안역 앞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추모제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앞서 미추홀구 대책위는 지난달 첫 사망자가 나오자 추모제를 연 바 있다.
미출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대책위는 이날 추모제에서 전국의 전국의 전세사기 피해자를 한데 모은 ‘전세사기 깡통전세 전국모임(가칭)’을 구성할 예정이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는 미추홀구에서만 피해자가 2864가구에 달하고 계속 경매에 넘어가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미추홀구의 한 연립에 사는 A씨(26)는 전세사기로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는 인천 남동공단 등지에서 일하며 모은 돈으로 2019년 6800만원짜리 연립을 마련했다가 2021년 8월 재계약 때는 임대인의 요구로 전세금을 9000만원으로 올려줬다.
그러나 이 오피스텔에는 2019년 당시 1억8000만원이 넘는 근저당권이 설정된 상태였으며, 지난해에는 경매에 넘어갔다.
낙찰자가 나오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A씨가 돌려받는 최우선변제금은 3400만원뿐이고, 나머지 5600만원은 떼이게 될 상황이었다.
A씨는 사망하기 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2만원만 보내달라”고 하는 등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월 28일 미추홀구의 한 빌라에서도 자신이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가자 보증금 7000만원을 한 푼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인 B씨(38)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와 B씨는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인천 건축왕’의 피해자로 확인됐다. 인천과 경기도 등에 2700채를 소유한 인천 건축왕은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가구의 전세 보증금 125억원을 세입자들에게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장은 “전세사기로 청년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고 있어 안타깝다”며 “정부와 인천시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살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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