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폐쇄 직진 vs 핀란드 확대 유턴...유럽, 엇갈린 원전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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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현지 시각 16일 0시부로 마지막 남은 세 개의 원자로를 끄고 완전한 탈(脫)원전 국가가 됐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는 일부 유럽 국가들의 원전 가동 연장에 직접적 영향을 끼쳤다.
반면, 독일은 2020년까지만 해도 원자력 발전이 총발전량의 11%를 차지했으나 점차 원전 수를 줄여 이날 마지막 남은 원전 세 곳의 가동도 모두 중단했다.
지난 1961년 원전 1호기 가동 이후 62년 만에 완전한 '탈원전'을 이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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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핀란드는 최대 규모 가동
러 에너지 무기화에 ‘원전 확대’ ↑
英·佛·벨기에 등도 탈원전 보류
독일이 현지 시각 16일 0시부로 마지막 남은 세 개의 원자로를 끄고 완전한 탈(脫)원전 국가가 됐다. 같은 날 핀란드는 유럽 최대 원자로 가동을 시작했다.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과 경제성 중 어디에 더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갈리는 모습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핀란드의 올킬루오토3(OL3) 원자로는 16일(현지시간) 이른 오전 정상 가동을 시작했다. 1.6기가와트(GW) 규모의 이 원자로는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이며, 핀란드 전력 수요의 약 14%를 책임질 예정이다.
자르모 탄후아 OL3 운영사 테올리수우덴 보이마(TVO) 최고 경영자는 “원전은 최소 60년 동안 전기를 생산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핀란드의 전기 가격을 안정시키고 에너지 친환경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성명에서 언급했다.
이 원전은 러시아의 가스 및 전력 공급 중단에 맞서 핀란드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월 러시아 국영 전력회사 인터라오(Inter RAO)가 핀란드에 전력 수출을 중단했고 러시아 국영 수출 독점 기업인 가즈프롬도 마찬가지로 핀란드에 천연가스 수출을 멈춘 상태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는 일부 유럽 국가들의 원전 가동 연장에 직접적 영향을 끼쳤다. 영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는 2030년까지 원전을 1개만 남기고 폐쇄하려고 했다가 전력 생산에서 원전의 비중을 15%에서 25%로 상향하는 등 원전 정책을 ‘유턴’한 대표적인 국가다. 영국은 현재 9기를 가동 중이고, 2050년까지 최대 8기를 더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벨기에도 지난 2003년 탈원전을 선언하고 2025년까지 모든 원전 가동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쟁 발발 후 원전을 10년 더 가동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프랑스의 경우 원자력을 화석 연료나 태양광·풍력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와 비교해 발전 비용이 저렴하고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친환경에너지로 분류한다. 루마니아, 폴란드, 헝가리, 체코 등도 대표적인 친원전 국가로 꼽힌다.
반면, 독일은 2020년까지만 해도 원자력 발전이 총발전량의 11%를 차지했으나 점차 원전 수를 줄여 이날 마지막 남은 원전 세 곳의 가동도 모두 중단했다. 지난 1961년 원전 1호기 가동 이후 62년 만에 완전한 ‘탈원전’을 이룬 것이다. 대신 앞으로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열과 풍력 발전 의존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슈테피 렘케 독일 환경장관은 “이 세상 어떤 원전에서도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와 같은 재앙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탈원전은 독일을 더욱 안전하게 할 것”이라고 언론 기고문을 통해 밝혔다.
이처럼 독일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벨기에, 에스토니아, 덴마크, 아일랜드,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은 원전이 사고 발생 시 방사성 물질 누출 위험이 크고 사용 후 핵연료(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부담이 크다는 점을 들어 탈원전을 목표로 삼는다.
한편,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유럽연합(EU)에서 생산한 전력의 25%가 원자력에서 나온다. EU 27개 회원국 중 13개국에서 운영하는 원자력 발전소 103기가 EU 전체에서 생산하는 전력의 약 4분의 1을 생산하는 셈이다. 이민경 기자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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