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2' 이제훈 "'나는 신이다'·버닝썬 사건 조심스러워도 다룬 이유는..." [인터뷰③]
[OSEN=연휘선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이제훈이 실화를 모티브로 한 사건들로 화제를 모은 '모범택시2'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에 대해 말했다.
이제훈은 17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극본 오상호, 연출 이단 장영석) 인터뷰를 진행했다.
'모범택시2'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을 그린 드라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 삼아 시리즈 드라마로 제작됐다. 이를 위해 모범택시' 시리즈 제작진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뤄진 사건들과 자료들에서 실화 사건들을 참고해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구성했다.
다채로운 사건들 가운데 실제 현실과 맞닿은 타이밍으로 화제를 모은 순간들도 있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약칭 나는 신이다)'이 화제를 모을 때 '모범택시2'에 사이비 교주로 인한 피해자들의 복수 대행이 그려진 것. 이 밖에도 '버닝썬 게이트'로 실형을 산 가수 승리가 출소할 즈음에 '모범택시2'에서 '클럽 블랙썬' 에피소드가 등장했다.
이에 대해 이제훈은 "'그럴 수도 있나?' 싶었다"라며 신기해 했다. 동시에 그는 "한편으로는 안타까웠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건들이 절대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구나 느꼈다. 그 에피소드들에 수많은 피해자들이 나와서 마음이 숙연하고 무거워지더라. 잊지 않고 우리가 기억하고 또다시 재발되지 않게끔 더욱 관심을 갖고 팔로우해야 하지 않나 느꼈다. 그걸 다큐멘터리와 다른 콘텐츠들이 보여줌으로써 예술이나 문화의 힘으로 우리가 세상을 조금 더 관심 있게끔 비출 수 있다는 걸 '모범택시'가 보여준 값진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실제 연예계 동료들이 대거 연루됐던 '버닝썬 게이트'를 모티브 삼아 연기하는 것과 관련해 "같은 업계 동료들의 사건을 다뤘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긴 있었다. 그런데 작가님과 감독님이 그리려는 부분에 있어서 알기 쉽게끔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그려가는 게 분명히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해주셔서 같이 그려가는 식구들도 그 부분에 있어서 조금 더 깊이 있게 생각을 하고 연기에 임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모범택시'가 그리려는 이야기들이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다 보니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봤다. 지나간 이야기이지만 비교적 길지 않은 시간에 일어난 사건이라, 우리가 다시 한번 더 경각심을 갖고 잊지 않고 또 다시 이런 사건과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촬영에 임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런 이제훈의 가슴에 가장 와닿았던 사건은 무엇일까. 그는 "모든 에피소드가 특별했다. 에피소드마다 김도기 기사의 '부캐'들이 나오는 장면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도 "그 중에서도 5~6화에 부동산 관련해서 아이들을 유린하고 착취한 사건이 너무나도 믿기지 않고 개인적으로 화가 많이 났다. 조카가 있는 입장이라 아이들을 봤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을 이용해서 개인적인 영달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게 스스로 분노할 사건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연기가 아니라 마음으로 그 스토리를 받아들이고 응징하려고 했다. 많이 몰입했던 에피소드"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 김도기의 '부캐'들도 화제였던 터. 이제훈은 "3~4회의 '농부도기'"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는 "아무래도 외딴 지역에 있어서 사투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충청도 사투리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걱정도 많이 했는데 대사들을 가이들을 받아서 연기를 하고 복장도 휘황찬란 했다. 그런데 반신반의 하면서 연기했다. 할 때는 신기한데 '내가 이걸 잘하는 게 맞나?'라는 의문이 있었다. 다행히 귀엽게 봐주셔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5~6회에서 도기가 신혼부부 콘셉트를 보여준다. 대본에는 대사 정도만 있지 행동이나 제스처에 대한 구체적인 건 나오지 않았다. 과연 알콩달콩한 신혼부부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면서 시도를 많이 하면서 아이디어도 많이 주고 케미스트리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제가 작품들 속에서 귀엽거나 사랑스러운 커플에 대한 모습을 거의 보여준 적이 없는데 이걸 통해서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라며 웃었다.
이어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건 7~8회의 '법사도기', '무당도기'였다"라며 혀를 내두른 그는 "실제로 굿을 하는 장면에서는 여태껏 해온 액션보다 더욱 힘들었다. 그걸 찍고 몸살이 났다. 이렇게 굿을 하고 신을 위해 표현을 하는 장면들이 굉장히 많은 체력소모를 요구하는 걸 깨달아서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정말 놀랐다"라고 했다.
(인터뷰④에서 이어집니다.) / monamie@osen.co.kr
[사진] 컴퍼니온,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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