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시사]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이제 함께 직시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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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서부의 에우라요키시(市). 인구 1만여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지만 올킬루오토섬에 건설 중인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 '온칼로(Onkalo)'로 인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이 '영구처분시설'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역주민의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건설 과정에서의 주민 의견수렴 절차는 물론 처분부지에 건설한 중간 저장시설이 운영에 들어가는 즉시 방사성 폐기물을 원전에서 중간 저장시설로 이전하는 내용을 명문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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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서부의 에우라요키시(市). 인구 1만여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지만 올킬루오토섬에 건설 중인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 ‘온칼로(Onkalo)’로 인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5년부터 운영에 들어가면 온칼로는 세계 최초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핀란드는 원전의 이익을 향유한 현(現)세대가 방사성 폐기물을 책임진다는 신조하에 누구보다 고준위 처분시설 마련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왔다. 우리보다 불과 1년 빠른 1977년 원전 운영을 시작했지만 이후 행보는 우리를 크게 앞섰다. 우리나라가 9차례의 실패를 겪고 2005년에야 겨우 경주 중·저준위 처분시설 부지 선정에 성공한 반면 핀란드는 1983년 부지 선정 착수, 2001년 부지 확정, 2015년 건설 승인에 이르기까지 국민과 정부가 힘을 모아 고준위 처분시설 건설을 일정표대로 착실히 진행해왔다.
우리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시점에 이르렀다. 고리원전 1호기를 가동한 이후부터 발생한 국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1만8000여t에 달하는 데다 2030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국내 원전 내 저장조가 순차적으로 포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와 있다. 고준위 처분시설 건설을 위한 관건은 부지 선정 및 건설 과정에서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특별법 제정이다. 정부와 국회는 과거의 실패와 아픔을 반면교사로 삼아 명확한 법적 근거에 따라 부지를 선정하고 중간 저장시설과 최종 처분시설을 건설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정부와 현 정부 출범 후 여야 의원 3명이 발의한 특별법이 국회 상임위에서 논의 중이며, 법안 간 이견이 크지 않아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특별법은 독립적인 관리위원회가 지역주민의 동의에 기반한 부지 공모와 객관적·과학적 조사를 거쳐 처분부지를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치 희망지역과 인접지역 주민 의견을 확인하고, 지방의회 동의와 주민투표를 거치도록 해 일방적 밀실행정의 가능성을 차단했다.
또한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이 ‘영구처분시설’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역주민의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건설 과정에서의 주민 의견수렴 절차는 물론 처분부지에 건설한 중간 저장시설이 운영에 들어가는 즉시 방사성 폐기물을 원전에서 중간 저장시설로 이전하는 내용을 명문화했다. 이와 함께 처분시설 유치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각종 지원방안도 특별법과 하위법령에 포함할 예정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특별법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지지다. 이를 위해 그간 애써 외면해온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문제를 현 세대 모두가 함께 직시하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20세기 미국의 유명 소설가 제임스 미치너는 “한 시대가 암흑시대라고 불리는 것은 빛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그 빛을 보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부와 국회, 그리고 지역주민과 국민이 안팎에서 함께 껍질을 깨는 줄탁동시( 啄同時)의 노력을 기울일 때만 후대를 위한 고준위 처분시설 건설이 가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과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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