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과 증시...어떤 관계일까요[금알못]

류난영 기자 2023. 4. 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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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국내 주식을 하는데, 왜 환율이 관계가 있는지 의아해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환율은 두 국가 돈의 교환비율을 뜻합니다. 즉, 외국화폐와 비교한 우리나라 화폐의 값어치 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 돈의 가치는 떨어진 것이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우리나라 돈의 가치는 상승하게 됩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을 때는 원화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에 평가절하, 반대로 하락했을 때는 원화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에 평가절상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환율이 미치는 영향은 큽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원·달러 환율 오르면 주가가 하락하고, 반대로 내리면 주가는 상승합니다. 이를 '역의 상관관계'라고 합니다. 언뜻 보기에 상관 없어 보이는 환율과 주가가 왜 관련이 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환율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바로 외국인 투자자들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중은 코스피 전체 시가 총액의 30.8%에 달합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섰던, 지난해 9월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 한 달 동안 102.3원(7.64%)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100선까지 내려가면서 한 달 동안 295.55포인트(12.05%) 하락했습니다. 9월 한 달 동안 국내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주식자금은 16억5000만 달러 빠져나갔습니다.

이 당시는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앞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더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국내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 나갔던 때 입니다.

반면 올 들어 환율이 1300원 초반대에서 횡보하면서 지난해 9월에 비해 큰 폭 하락했는데요,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코스피 지수는 지난 10일 8개월 만에 2500선을 다시 넘어섰습니다. 물론, 주가나 환율 등락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점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략적인 흐름은 비슷합니다.

예를 들어, 외국인이 원·달러 환율이 2000원일 때 국내 주식에 100만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국내 주식에 100만원을 투자하기 위해 500 달러가 필요합니다. 주가가 그대로 라면 이 투자자는 실익이 전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후 원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000원으로 내려갔다고 하면 결과는 달라집니다. 이 외국인이 주식 매도 대금 100만원을 달러로 교환하면 1000달러가 되기 때문입니다. 2000원에 1달러를 살 수 있던 게 1000원에 1달러를 살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즉, 더 적은 원화로 더 많은 달러를 살 수 있게 된 것이므로 원화를 보유하고 있던 외국인들에게는 환차익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환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 외국인들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국내 주식을 더 보유하게 되고, 국내 신규 주식 투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 경우 국내 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이 같은 이유로 외국인 투자 자금이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호재로 보는 겁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경우에는 반대의 상황이 됩니다. 외국인들은 환손실 우려로 하루라도 빨리 국내 주식 시장에서 돈을 빼려고 들 겁니다. 앞으로도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면, 시간이 지날 수록 손실이 크기 때문에 외국인 입장에서는 국내 주식을 오래 보유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유출되는 속도가 빨라지면, 국내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해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지요.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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