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는 주제에 플렉스는 무슨…” ‘거지’ 자조하며 허리띠 죄는 MZ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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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에 사는 1년 차 직장인 박정아(25) 씨는 최근 '거지방'에 가입해 활발히 활동 중이다.
'거지방'은 돈이 없는 청년들이 스스로를 '거지'라 칭하며 만들어진 절약 목적의 익명 단체채팅방이다.
박 씨는 "바로바로 피드백이 돌아오니 '거지방'에 참가하고 난 뒤로 이전보다 절약이 잘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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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쓸때마다 가감없이 피드백
“절약 더 잘되고 위로도 받아”
경기 수원에 사는 1년 차 직장인 박정아(25) 씨는 최근 ‘거지방’에 가입해 활발히 활동 중이다. ‘거지방’은 돈이 없는 청년들이 스스로를 ‘거지’라 칭하며 만들어진 절약 목적의 익명 단체채팅방이다. 박 씨가 채팅방에 “마라탕 1만3000원, 배달 팁 3000원 먹어도 되나요?”라고 묻자 “돈 많으세요? 두 끼로 나눠 드시고 직접 포장해 드세요”라는 냉정한 피드백이 돌아왔다. 박 씨는 “바로바로 피드백이 돌아오니 ‘거지방’에 참가하고 난 뒤로 이전보다 절약이 잘 된다”고 말했다.
고물가 상황에서도 명품 구매, 플렉스(비싼 물건을 구매하는 것) 등 청년 세대의 과소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는 절약의 필요성을 느끼고 ‘거지방’에 함께 모여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17일 오픈 채팅방에 ‘거지방’을 검색하면 수백 개의 채팅방을 볼 수 있다. 최소 4명에서 많게는 200명까지 참여할 수 있는 이 채팅방은 대부분 서로의 이름, 얼굴, 성별 등을 알 수 없는 익명을 조건으로 참가자를 받고 있다. 참가자들이 채팅방에 자신의 소비를 올리면 늦어도 1~2분 안에 다른 사람의 피드백이 돌아온다. 과소비나 충동구매, 불필요한 구매를 꾸짖는 부정적 피드백이 돌아오면 소비를 한 참가자는 반성하는 답장을 보낸다. 모든 소비에 대해 항상 부정적 피드백만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몸이 아파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이나 공부를 하는 수험생에게는 “병원을 미루지 않고 잘 갔다” “밥 든든하게 잘 먹어라”는 등 응원과 칭찬의 메시지가 돌아오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거지방’에 MZ세대만의 특성이 담겼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루하고 어려운 절약에 익명, 실시간, 소통 등 그들만의 흥미 요소를 넣어 새로운 유형의 재밌는 가계부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율 기자 joyu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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