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놔두고 왜 영어를" 부산시 심벌마크 디자인 변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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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시 상징물 중 하나인 '심벌마크' 디자인의 변경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디자인총연합회, 부산민예총 등 7개 단체는 오는 18일 부산시청 앞에서 '부산시기(市旗) 졸속 변경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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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시가 시 상징물 중 하나인 '심벌마크' 디자인의 변경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디자인총연합회, 부산민예총 등 7개 단체는 오는 18일 부산시청 앞에서 '부산시기(市旗) 졸속 변경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부산광역시 상징물 관리 조례' 변경안을 입법 예고하고 심벌마크의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조례 변경안은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부산시의회 회기 중 통과가 되면 최종 확정되게 된다.
기존의 부산시 심벌마크는 바다와 갈매기·오륙도의 모습을 활용해 만들어졌는데, 이번에 변경되는 디자인은 부산(BUSAN)의 영어 이니셜인 'B'와 'S'를 활용해 만들어졌다.
시는 조례에서 심벌마크의 의미를 '전체 도형은 부산(BUSAN)의 영문자 이니셜 B, S를 모티브로 형상화하고, 각도·색감 등을 통해 부산의 비전·가치를 상징화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심벌마크가 변경되면 부산시 깃발도 바뀌게 된다.
부산시를 이를 위해 '부산광역시 시기 조례' 일부 개정안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6일간 입법 예고했다.
시민단체는 디자인의 적절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한다.
시민단체는 "영어 약자를 시기로 활용하는 경우는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국가에서조차 흔한 일이 아니다"라면서 "세계 주요 대도시 뉴욕, 런던, 파리, 동경 등의 시기 들이 대부분 그 도시의 역사나 상징물을 기반으로 해서 비언어적 심벌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대중문화, 한글의 독창성·우수성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글 초성을 독창적으로 활용해도 모자랄 판인데, 부산시는 영어 약자를 마치 대단한 성과처럼 부산시민에 제시하고 있다"면서 "이 시안을 본 부산시민들은 '이게 무엇이냐'며 오히려 반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는 절차와 관련된 문제도 지적한다.
공청회가 열리지도 않은 데다가, 시 깃발 변경 조례안은 예고기간이 휴일을 포함해 6일(통상 20일)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시기는 부산을 상징하고 부산시민과 늘 함께하는 중요한 상징물인데, 시기가 왜, 어떻게 변경됐는지 먼저 합당하고 충분한 설명이 필요했다"면서 "왜 졸속으로 진행됐는지 부산시는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부산시 홈페이지와 지하철 역사, 시민참여단 설문조사 등을 통해 시민 10만여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디자인을 채택했다"면서 "조례 변경에는 '공청회 등'이라고 규정돼 있어 설문조사가 '등'에 해당한다는 법률적 자문을 받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시기 변경 조례안의 입법 예고기간을 단축한 것과 관련해서는 "시기 변경 조례는 앞서 상징물 조례 변경에 따라 이뤄지는 것인 데다가 '시민의 일상생활과 관련 없고 시민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사안이 아닌 경우'는 예고 기간 단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영문 디자인과 관련해서는 "한글 자음을 활용한 디자인도 있었지만, 설문조사에서 선택되지 않았고, 영어가 많이 쓰이고 있는 현실도 감안이 됐다"면서 "국외 일부 도시들이나 세계 일부 도시들도 영문을 디자인으로 활용한 사례는 있다"고 말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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