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美 음악 축제 코첼라 헤드라이너로 한국 알렸다

부채춤, 기와, 태극기 등으로 무대 채워

걸그룹 블랙핑크가 4년 만에 다시 찾은 미국 최대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헤드라이너(간판출연자)로 올라 한국을 알렸다.

블랙핑크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날의 마지막 출연자로 등장했다. 코첼라는 하루 입장객만 12만5,000명에 달하는 대형 음악 페스티벌로 블랙핑크는 2019년 이 음악 축제에 K팝 걸그룹 최초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만 해도 서브 스테이지에서 무대에 올랐지만 이들은 4년 만에 메인 스테이지에 오르며 K팝 간판 그룹의 높아진 위상을 증명했다.

블랙핑크 멤버들은 팀 이름처럼 검은색과 분홍색이 섞인 의상을 입고 등장해 2집 선공개곡 '핑크 베놈'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킬 디스 러브', '하우 유 라이크 댓', '프리티 새비지' 등 히트곡을 잇따라 열창했다. 이들은 공연 내내 강렬한 밴드 사운드에도 뒤지지 않는 풍부한 성량으로 안정적인 라이브를 들려줬다.

멤버들은 코첼라 헤드라이너로 선 것에 대한 감격을 전했다. 로제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음악 축제에 헤드라이너로 서게 됐다"며 "꿈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제니 역시 "4년 만에 여기로 돌아올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사하라(서브 스테이지)에서 메인 스테이지로 오게 돼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블랙핑크의 무대가 펼쳐지고 있다. 기와 지붕 장식과 부채춤 퍼포먼스가 인상적이다. 코첼라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브 영상 캡처

이날 공연에서는 특히 한국의 고유문화를 알리는 퍼포먼스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국의 전통 기와지붕 모양의 대형 구조물이 무대 배경으로 쓰였고 부채춤을 활용한 화려한 군무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멤버들은 무대에서 유창한 영어를 구사했지만 첫인사와 끝인사만큼은 한국어로 했다.

멤버들은 팀 히트곡 외에 각자 솔로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제니는 미공개 솔로곡 '유 앤드 미'를, 지수는 붉은색 의상을 입고 최근 발표한 신곡 '꽃'을 불렀다. 리사는 글로벌 히트곡 '머니' 와 함께 폴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여 시선을 사로잡았다. 로제는 솔로곡 '곤'과 '온 더 그라운드'를 열창했다. 이날 공연은 코첼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블랙핑크는 총 인원 150만 명 이상을 동원하는 대규모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오는 7월 영국의 대표적인 음악 축제 '하이드 파크 브리티시 서머타임 페스티벌'에서도 K팝 가수로는 처음으로 헤드라이너로 출연 예정이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