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구글 동맹 흔들리나…"갤럭시에 구글 대신 MS 빙"
기사내용 요약
삼성, 챗GPT 탑재된 빙에 관심…구글, AI 검색 위한 '마기 프로젝트' 가동
구글의 HW 본격 진출, 동반자→경쟁자로…올해도 '픽셀 폴드'로 맞대결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 엔진을 구글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구글의 핵심 사업모델인 검색 엔진 분야에서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해 구글의 하드웨어 시장 참전에 이어 또다시 양사의 동맹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7일 업계와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픈AI의 '챗GPT(ChatGPT)'가 적용돼 검색 능력이 향상된 빙을 갤럭시 제품의 기본 검색 앱으로 탑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 앱으로 구글을 이용해왔다. 이같은 계약에 따라 구글에 지급하는 금액도 매년 약 30억 달러(약 3조9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이같은 움직임을 25년의 기업 역사상 최대 위협이라고 보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검색을 통해 약 1620억 달러(약 211조6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모바일 부문의 핵심 동맹인 삼성전자를 놓칠 경우 사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검색 엔진 마켓에서 구글은 점유율 93.18%로 압도적 1위다. 2위 빙은 2.87%에 그친다. 모바일 검색 엔진으로 범위를 좁히면 구글 96.6%, 빙 0.45%로 차이가 더 벌어진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구글을 버리고 빙을 선택할 경우 이같은 격차가 큰 폭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에 구글은 다소 늦었지만 AI(인공지능) 기반 검색 기능을 위한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기(Magi)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검색 결과와 AI 답변을 합쳐서 보여주는 검색엔진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빙은 이같은 형태의 검색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검색엔진을 두고 삼성전자와 구글 사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이들 양사의 동맹체제는 이미 지난해부터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당초 OS(운영체제)를 비롯한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던 구글이 하드웨어 시장으로까지 발을 넓히면서 동반자가 아닌 경쟁자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구글의 하드웨어 타겟이 삼성전자의 핵심 시장인 미국과 유럽이라는 점도 보다 불을 붙였다.
구글은 지난해 10월 스마트폰 '픽셀7' 시리즈와 함께 자사의 첫 스마트워치인 '픽셀워치'를 공개하며 구글 OS 생태계 확장에 나선 바 있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해 4분기 전세계 웨어러블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 샤오미, 화웨이 등을 모두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구글은 8%의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기존의 웨어러블 기기였던 '핏빗'의 부진을 픽셀워치가 메꾼 것으로 분석됐다. 구글은 지난해 4분기에만 88만대의 픽셀워치를 출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워치 뿐만이 아니다. 구글은 올해 '픽셀 폴드' 신작을 출시하며 폴더블폰 분야에서도 삼성전자와 맞서게 된다. 픽셀 폴드는 내달 열리는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첫 공개되고 6월 중 정식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 또한 오는 하반기 갤럭시 Z 시리즈 신작을 출시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미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애플 57%, 삼성전자 20%, 레노버 6%, 구글 5% 순이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2분기부터 점유율 하향세를 보이고 있으나, 같은 기간 구글은 1% 남짓이었던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안드로이드OS인 삼성전자로써는 구글의 약진이 다소 불편할 수밖에 없다.
물론 삼성전자와 구글의 동맹은 여전히 많은 분야에서 얽혀있다. 갤럭시 폰에 탑재된 안드로이드OS는 물론, 갤럭시워치에도 구글과 협업한 '웨어OS'가 적용돼있다. 올해 2월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는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의 XR(혼합현실) 삼각 동맹을 선언하며 차세대 XR 사업에서의 협업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구글의 역린인 검색엔진 문제가 양사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구글의 다소 늦은 AI 검색엔진 개발이 삼성전자와의 연합을 지켜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AI의 발전은 일련의 검색에 답하는 구글의 능력을 강화할 것이다. 검색 엔진에 AI 챗봇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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