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시신 2년 넘게 집에 방치한 딸…집행유예 선처

어머니 시신을 2년 넘게 집에 방치하고, 어머니 앞으로 나오는 연금을 타간 40대 딸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인천지법 형사14단독 이은주 판사는 14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사체유기·노인복지법상 방임·기초연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40대 A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판사는 A 씨가 2016년부터 어머니와 둘이 살았던 점, 다른 자녀들은 왕래가 거의 없었던 점, 어머니 생전에 사이가 좋았고 당뇨병 처방 기록 등도 메모하며 보살핀 점 등을 A 씨에 유리한 사유로 판단했습니다.

또 어머니의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지자 A 씨가 병원에 데려가려 했지만, 어머니가 ‘돈이 없으니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린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안방에서 숨을 쉬지 않는 어머니를 발견한 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함께 죽어야겠다는 생각에 장례를 치르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어머니의 사망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채 부정한 방법으로 국민연금 급여를 받아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어머니를 방임한 데다 사망 후 장례도 없이 2년 5개월 동안 방치했다”며 A 씨에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A 씨는 2020년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 70대 어머니 시신을 백골 상태로 방치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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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