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율 285% 김포골병라인, 해법을 찾아라···수륙양육버스? 커트맨? 무료셔틀? 대책 쏟아지지만 문제는 ‘시간’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서 지난 11일 승객 3명이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하고 쓰선러져 119구급대 응급처치를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포한강신도시와 서울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역을 잇는 김포골드라인은 혼잡율이 최대 285%에 달한다. 이는 정원인 172명인 전동차에 출퇴근 시간에 370명이 탑승한다는 의미다.
김포골드라인은 경전철이라 기존 지하철에 60% 크기에 차량도 2량 뿐이다. 시간당 수송능력이 최대 4만명으로 일반 지하철 7만명 보다 적다. 이는 건설 당시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데다 부족한 예산으로 4량이던 규모를 축소해 추진한 결과다. 김포골드라인은 지방채 발행이나 국비 지원이 없이 도시철도를 건설한 첫 사례가 됐지만 ‘지옥철’의 대명사가 됐고 지방정부 재정 부담도 발생하고 있다.
2량짜리 작은 열차에 맞춰 만들어진 승강장은 시민들의 민원과 지역 장가의 관심 속에도 혼잡을 해소할 대책은 나오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1년에 시 의회에선 “2량짜리 도시철도가 건설된다면 출퇴근 시간대 원활한 수송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이미 나온바있다.
승객 과밀 문제 외에도 김포골드라인은 사고가 계속 이어졌다. 2019년 첫 운행 전에도 떨림현상 등 결함 문제로 안전성 검증을 위해 2차례 개통이 늦춰졌다. 개통 다음해인 2020년 5월에는 전동차가 멈춰서는 고장이 두 치례 벌어졌다. 2020년 12월에는 퇴근 시간에 종합 제어장치에 고장으로 차량이 멈춰서면서 승객 600여명이 1시간 가량 열차 안에 갇혔다. 2021년 1월에는 전동차량이 장애물 감지 장치와 비상 제동 장치 이상으로 10여분 동안 정지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2년 11월에는 출근 시간에 전동차 고장이 발생해 운행이 늦어지는 일이 두번이나 있었다. 올해 지난 2월에는 종합관제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탑승객들이 불편을 경험했다.
김포골드라인 문제를 해결한 방안으로 김병수 김포시장은 40인승 이상 수륙양용버스를 제시했다. 김포를 출발해서 한강공원 선착장까지는 한강을 이용하고, 한강공원부터 인근에 위치한 지하철역까지 도로를 이용해서 환승이 없이 이동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측은 혼잡 시간대에 탑승을 제한하는 역할을 하는 통칭 ‘커팅맨’으로 불리는 서울교통공사 인력을 빠른 시일 내에 김포골드라인 역사에 배치하기로 했다. 이 인력은 역사 내에서 이동 동선 분리, 환승구간 안내 등 업무를 담당한다. 이들 ‘커팅맨’ 인원, 배치되는 역이나 승강장 위치는 인력과 역의 혼잡도 등을 감안해 추후에 결정을 하기로 했다.
주민들과 지역정가에선 김포골드라인 수요분산을 위한 중앙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해왔으며, 국토부·기재부 등 관계기관 담당자들과 정책협의를 진행해 왔다. 김포가 지역구인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이성해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을 만나 ‘김포지역 도로교통체계 개선 건의서’를 전달하고, 혼잡도 개선방안을 제사했다. 김 의원은 김포골드라인 혼잡도를 줄이는 방안으로 무료 셔틀버스 노선 추가 확보를 비롯한 버스전용차선 조기 설정 등 개선 방안 및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연장사업에 대광위의 적극적인 중재 등을 요청했다.
김 의원은 교통수요 분산을 위해서 70번 버스 무료화 또는 요금인하 및 개화동로~김포공항 버스전용차선 조기 설정, 신곡사거리·수도권 제1순환도로 혼잡 해소 방안을 검토할 것도 요청했다. 그는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 관련,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가 올해 상반기 직권 중재를 통해 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연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통해 조기착공이 가능해질 수 있도록 적극 나서줄 것도 주문했다. 김주영 의원은 “높은 혼잡도로 인해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이용객 분산을 통한 안전성 확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혼잡도 개선과 시민안전 확보를 위한 여러 가지 제안을 담아서 건의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성해 국회 대광위위원장도 “혼잡도가 241%에 이르는 등 시민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무료셔틀 버스 추가 신설과 전용차로 전세버스 투입 등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포시는 서울교통공사 자회사가 위탁 받아 운영 중인 김포골드라인 직영화 전환도 검토하고 있다. 김포시는 직영체제 전환을 결정하기 위해 최근 경기도에 의견을 묻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중앙정부 치원에서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지난 14일 김포공항 국제선청사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원 장관은 “개화~김포공항 구간 중 서울시 관할 구간이 버스전용차로로 지정돼 있지 않다”며 “출퇴근 시간대 김포골드라인 대체수단으로 버스를 대거 투입하고 있지만 전용버스차로가 없어 차량정체가 발생하니 시민 입장에서는 버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이용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서울시는 오늘 이 시간 부로 버스전용차로 구간에 대해 즉각 전용차로 지정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김포시청~개화~김포공항까지 버스전용차로가 지정되면 시민들이 지금보다 쾌적하고 빠르게 출퇴근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5호선 연장 전까지 무제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혼잡 개선이 시급한 만큼 서울시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경기·인천 수도권은 하나의 생활권으로 수도권 시민의 교통불편 해소를 위해 대책을 지속적으로 찾겠다”고 말했다. 대책 마련을 놓고 원 장관 오 시장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러 대책과 제안에도 불구하고 김포골드라인은 지역 인구 팽창으로 인해 당분간은 ‘지옥철’이라는 불명예를 계속 지녀야 할 것으로 보인 다. 김포 인구는 2003년 20만명에서 경전철 도입을 구상한 2014년에는 34만명으로 늘었고 2023년 현재 48만명에 달한다. 오는 2035년에는 76만명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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