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NN "우크라전 장기화 러에 유리"…유출문건 분석

강영진 기자 2023. 4. 1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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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러시아 탱크 2048대 소실…우크라 지상군 우세
우크라 방공망 취약…"대공무기 지원 필요"
"우크라 전투 우세…전략적으론 러시아가 유리"

[불레다르( 우크라이나)=AP/뉴시스] 부활절 아침인 지난 9일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장갑차를 타고 불레다르에서 최전선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CNN은 16일(현지시간) 유출된 비밀문서들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황 관련 53건을 분석해 드러난 내용들을 상세히 전했다. 군인들의 사기 저하와 훈련 부족이 러시아군의 약점이고, 우크라이나군은 탄약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다음은 기사 요약.

▲약해진 러시아군

2월부터 3월 사이에 작성된 문건들에 따르면 러시아가 육군 대대전투단의 대부분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30만 명을 징집했으나 전쟁에 투입된 대대전투단의 병력과 장비 손실이 커 “전투력을 상실했다.”

모든 544개인 대대전투단 가운데 527개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고 474개 전투단이 이미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상태다. 이들 중 2만3000명 병력이 자포리자 지역에 배치되고 1만5000명이 헤르손 지역에 배치되는 등 우크라이나 남부에 배치돼 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도네츠크에 배치된 91개 전투단 가운데 19개가 전투력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 러시아는 장비 재고가 여전히 많지만 최신 장비 일부를 잃은 상태여서 낡고 취약한 무기들을 투입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목표로 세운 병력과 장비 투입 일정을 맞추지 못하고 있으며 “낡고 정확도가 떨어지는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

또 러시아군은 전쟁에서 잃은 탱크가 2048대에 달하며 올해 초 419대만 보유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보다 병력 수송 장갑와 전투차량을 러시아보다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놀라운 평가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미 국방부는 양측의 전투 지속 가능성을 러시아군 63%, 우크라이나군은 83%로 평가했다.

러시아군은 특히 특수부대까지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11월22일 촬영한 인공위성 영상이 실린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 남부 슈페츠나츠 특수부대 여단 기지의 절반이 비워져 있고 “지난해 늦여름 우크라이나 전투에서 귀환한 러시아 독립 슈페츠나츠 여단 병력이 5명 가운데 1명 뿐일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평가돼 있다. 특수부대 훈련에 몇 년 씩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규모의 피해는 매우 큰 타격이다.

▲우크라이나군의 영공 방어 취약

우크라이나군 지상군이 12개 여단의 훈련과 장비 보급을 마치는 등 강력한 것으로 밝혀져 있으나 소련 시대 구축한 방공망이 갈수록 취약해지면서 러시아 공군에 제공권을 내주면 지상군도 취약해질 수 있다.

우크라이나 보유 독일제 Iris-T 대공 미사일이 2월 중 고갈되고 “전선 보호를 위한 중거리 대공 방어능력이 5월23일 완전히 소진된다”는 것이다. 또 한층의 방어만이 소진되면서 다른 층의 방어망 소진이 빨라져 모든 고도의 방어 능력이 약해지면서 지상군을 보호할 수 없게 되면 대반격전에 나선 우크라이나군이 “공격 및 보급, 병력 충원”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돼 있다. 한 문서는 서방의 대공무기 지원이 3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밝혔다.

다른 문서는 러시아 공군의 전투력 유지 확률을 92%로, 우크라이나 공군은 68%로 평가했다.

▲우크라이나군 대반격 준비

우크라이나군이 대반격을 위해 새로 편성한 12개 여단의 병력과 장비 상황이 상세히 언급돼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은 어떤 여단이 어떤 지역에 투입돼 공격에 나설 지를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군 통신을 도청한 비밀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대비는 철저하지 못하다.

흥미로운 대목으로 러시아군이 이집트와 튀르키예로부터 수천발의 로켓 포탄 등을 확보하려 시도하는 등 무기 확보를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밖에 중국이 비밀리에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점도 밝혀졌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반응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비밀 유출에 짜증을 내면서도 “사실과 거짓, 낡은 정보가 뒤섞여 있다”고 말해 파장 축소를 시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14일 “자료를 면밀히 검토해 사실 여부를 밝히는데 집중하고 연구할 것”이라고 다소 짖궂게 반응하는 한편 러시아 국방부와 연방보안국(FSB) 사이에 알력이 있다는 내용은 부인했다.

▲2023년 이후까지 전쟁 계속

연내 결정적 승리를 장담하는 우크라이나의 주장에 대해 미 국방부가 가능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한 문서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방 전투가 교착상태에 빠져 돈바스 전역을 장악하려는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돼 있으며 다른 문서는 러시아군이 입은 피해로 러시아 정부의 목표 달성이 어려워져 “전쟁이 2023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내년 이후까지 지속되는 것을 감당할 수 없는 입장이다. 경제가 위기에 처해 정부 예산조차 서방의 지원에 의존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뉴헤븐대 국가안보 담당 조교수 매튜 스미스는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지원이 지속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전투에서 이기고 있지만 전략적으로는 러시아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출 문서들은 어느 한편이 유리하다는 것을 확정하지 않고 있으며 승패를 좌우하는데 중요 요인인 사기와 결의 등에 대해서도 확정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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