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보여준 존중과 믿음, 명품 경기보다 빛났던 패장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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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 다 좋은 경기를 했다."
울산 현대는 1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원정 경기에서 1대2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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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양 팀 다 좋은 경기를 했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시즌 첫 패배의 아픔 속에서도 품격을 잃지 않았다. 그는 상대를 존중하고, 선수들을 독려하며, 팬들에게 내일을 더 기대하게 했다.
울산 현대는 1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원정 경기에서 1대2로 패했다. 울산(6승1패)은 개막 연승행진을 '6'에서 마감했다. K리그 개막 최다 연승 타이기록(7승) 달성도 무산됐다.
울산 입장에서는 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였다. 울산은 1-1로 팽팽하던 전반 32분 대전의 골망을 흔들었다. 루빅손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혀 튕겨 나왔다. 울산은 리바운드된 볼을 놓치지 않았다. 설영우가 잡아 대전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루빅손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득점 취소됐다. 경기 막판 공세는 상대 골키퍼 이창근의 선방에 모두 막혔다. 대기록을 눈앞에 뒀던 울산은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연승은 끊겼지만 홍 감독은 후회를 남기지 않았다. 그는 "양 팀 다 좋은 경기를 했다. 경기 속도도 빨랐고 조직적이었다. 아주 재미있었던 경기였다. 다만, 우리 입장에서는 두 번째 실점이 아쉬움이다. 전반을 잘 마무리했어야 했는데 실점했다. 아무래도 후반에 빨리 득점해야 하는 마음이 있었다. 기회가 있었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그러면 패하는 거다. 대전도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패하기는 했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첫 패배다. 분위기는 침체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6번을 이긴 것만으로도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패배를 선수들에게 전혀 문제 삼지 않겠다. 오늘 우리는 나름의 경기력을 보여줬고 선수들에 대한 믿음도 변한 게 없다"고 했다.
울산은 이날 대전과 함께 명품 경기를 완성했다. 이날 울산은 16개, 대전은 10개의 슈팅을 날렸다. 이 가운데 무려 12개가 유효 슈팅이었다. 치열한 공방전에 팬들은 90분 내내 눈을 돌릴 틈이 없었다. 축구장을 찾은 1만6359명의 관중이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경기장을 떠났다.
홍 감독은 "이런 경기를 매주 하면 선수들이 20경기만 뛰고 힘들어서 못 뛸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기가 바로 K리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강한 팀을 만나 내려서기만 하면 결과적으로 강팀이 주도하는 경기가 된다. 오늘 대전이 보여준 경기는 K리그에 좋은 선례가 될 것 같다. 양 팀 다 빠르고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멋진 경기를 함께 만든 이민성 감독을 향해서도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홍 감독은 "이민성 감독은 코치 생활을 많이 했다. 프로팀에도 있었고 대표팀에도 있었다. 충분히 준비돼 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K리그1 첫 해지만 앞으로 K리그에서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감독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대전=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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