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장비 사용 강요하며 협박” 15억 뜯어낸 노조 간부 3명 구속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건설현장에서 장비 사용을 강요하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공사 진행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건설업체로부터 15억여원을 뜯어낸 노조 간부 3명이 구속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공갈) 혐의로 대한건설산업노조 로더 총괄본부 본부장 A씨 등 노조 간부 3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 등은 2020년 5월부터 지난 1월까지 기초공사가 진행되는 공사현장에서 노조에 소속된 건설장비를 임대해 사용하도록 업체에 강요하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공사 장비 진입을 막거나 집회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전국 공사현장을 수도권·충청권·전라권·경상권 등 지역별로 나눠 집회만을 전담하는 노조원을 따로 고용했다. 집회 현장에 노조원이 아닌 ‘일당직 용역’을 동원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이같은 방식으로 인원을 동원해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업체의 공사 진행을 방해했다. 이들은 집회 명목으로 ‘개 짖는 소리’ 등 음향을 송출해 공사현장 인부들이 작업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방했다. 또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견디지 못한 주민들의 민원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공사업체들을 압박했다.

피해업체들은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기존 장비 임대료보다 수백만원 더 비싼 금액에 A씨 등으로부터 장비를 임대했다. 사용하지 않은 장비의 임대료를 지급한 업체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방식으로 A씨 등이 벌어들인 돈은 15억여원이다.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정당한 집회의 일환이었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행위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노조원 7명을 공범으로 입건하는 한편 다른 노조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사현장에서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건설현장 갈취·폭력 등 조직적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