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매입가격 비싸다’ 지적에 가격산정 방식 개선… “올해 2만6000가구 매입”

“준공주택, 원가 이하로... 준공 예정 주택, 평가금액으로 매입”
가격산정체계·감정평가 절차 개선... 매입심의 개편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임대사업 주택매입 가격 산정 방식을 개선해 올해 2만6461가구를 매입하겠다고 17일 밝혔다.

LH가 제시한 주요 개선사항은 ▲고가매입 방지를 위한 가격 산정체계 개선 ▲공정한 감정평가 위한 절차 개선 ▲매입심의 개편 및 특정업체 편중 방지 ▲주택 품질 제고 등이다.

매입임대 제도개선 방안. /LH제공

매입임대사업은 LH가 기존 다가구주택이나 신축 주택 등을 매입해 취약계층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사업을 말한다.

앞서 LH는 미분양 아파트인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 전용면적 19~24㎡ 36가구를 가구당 2억1000만~2억6000만원에 매입했다. 이는 평균 분양가와 비교해 12%가량 저렴했지만, 해당 단지는 다른 평형에 대해 15% 할인해 분양을 하고 있어 LH의 매입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세금이 아니라 내 돈이었다면 과연 이 가격에 샀을까”라며 제도를 개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기존에 LH는 매입임대주택 가격을 산정할 때 2개 감정평가 업체의 평가 금액을 산술평균 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가격을 산정할 계획이다.

우선 민간이 준공한 주택을 매입하는 ‘준공주택매입’의 경우, 시장에서 외면 받거나 소화되지 못한 주택임을 감안해 매도자(업계) 자구노력 부담 차원에서 원가 수준 이하로 매입가격을 책정할 예정이다.

민간이 건설 예정인 주택의 경우, 통상 건축완료 전 매입약정을 체결한 뒤 준공 후 매입(신축매입약정)하는데 감정평가금액으로 매입가격을 책정하겠다고 밝혔다. 발달장애인, 청년, 고령자 등 수요자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다.

또 한국감정평가사협회와 협업해 주택원가, 시장 변동성, 거래사례 정확도 등 사업 특성을 반영한 ‘매입임대 전용 감정평가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평가실무에 적용해 고가매입을 방지할 계획이다. LH는 이번 매입 가격체계 개편을 통해 준공주택은 20~30%, 매입약정주택은 5~10%까지 매입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정한 감정평가 업무를 위해 감정평가 업체 선정방식도 변경한다. 지금까지 LH와 매도자가 각각 1인씩 평가사를 선정해왔지만, 앞으로 한국감정평가사 협회 추천 제도를 통해 선정키로 했다. 감정평가금액의 적정성을 검증하기 위해 한국감정평가사협회의 사전심사와 한국부동산원의 사후 타당성 조사 등 적정성 검증도 실시할 계획이다.

매입심의 제도 개편 또한 진행된다. 내부직원이 일부 참여했던 매입심의 절차는 외부 전문가가 전원 심의위원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LH는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매입임대 전용 신고센터’를 신설하는 등 종합적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정업체로 계약이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업체별 계약 상한 건수를 2건으로 제한한다. LH 품질점검 결과에 따른 우수 시공 업체에게는 계약 상한을 완화하는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

주택 품질 제고를 위해 매입약정 주택의 설계·시공 기준을 건설임대 수준으로 강화하고, 부실시공 업체 등에게는 향후 다른 주택 매도 시 감점을 부과하는 등 패널티를 적용한다. 매입임대주택의 신속한 하자처리를 위해 매입임대주택 밀집구역에 별도 유지보수센터를 설치·운영할 예정이다.

LH는 이러한 제도 개선을 통해 올해 준공주택과 신축매입약정주택 등 전국에서 총 2만6461가구를 매입할 예정이다. 이 중 준공주택매입이 4086가구이며, 수도권에서는 1만7838가구를 매입할 계획이다. 통합 매입공고는 오는 18일 실시될 예정이다. 매입기준 및 매입절차 등은 LH청약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한준 LH 사장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양질의 주택을 확보해 국민께 고품질의 주택을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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