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中, 수출 반등에도 “좋은 날 다 갔다” 푸념 쏟아지는 이유

이윤정 기자 2023. 4. 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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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3월 수출이 시장 예상을 깨고 6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제조업 생산기지가 이미 대거 이전한데다, 해외 시장의 더딘 수요 회복 속에서 미국의 대중국 디커플링(탈동조화)까지 겹치면서다. 수출 현장에서는 “좋은 날은 다 갔다”며 산업 이탈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세계 최대 규모인 상하이 와이가오차오(外高橋) 컨테이너항에 빈 컨테이너가 쌓여있고, 오가는 트럭도 적어 한산하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왕씨는 “올 들어 조금 더 바빠지긴 했지만, 이전과 큰 변화는 없다”며 “과거에는 트럭이 짐을 싣고 내리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는데, 지금은 항구 내 길이 텅 비어있다”고 SCMP에 말했다.

지난 14일 중국 장쑤성 롄윈항 모습./AFP연합뉴스

와이가오차오 항구의 이같은 모습은 최근 지표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지난 13일 중국 해관총서는 3월 수출이 3155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14.8%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2월 증감률(-6.8%)은 물론 시장 전망치(-7.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의 월간 증감율은 지난해 10월 -0.3%로 집계된 후 올해 1~2월까지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6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현장에서는 이같은 수출 회복세가 이어질지 불투명한 것은 물론, 구조적 하락세에 직면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먼저 중국 내 기업들이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현상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가속화됐다. 중국의 임금 등 비용이 상승하면서 기업들은 이전부터 ‘탈중국’에 나섰는데, 여기에 중국 정부가 지난 3년간 강력한 봉쇄 정책까지 고집한 탓에 공급망 부담이 대폭 커진 탓이다. 중국 제조업 생산기지 중 하나인 장쑤성 쿤산에서는 공장 10곳 중 1곳이 동남아로 이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원양해운물류공사의 화위팅 매니저는 SCMP에 “3월 이후 해운산업이 소폭 회복하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개선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지금으로선 얼마나 더 반등할 수 있을지 전망하긴 어렵다”며 “지난 몇년간 동남아로 이전한 고객을 되찾는 것은 어렵다. 더 저렴한 비용과 높은 품질이 보장되는데 돌아오겠나”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의 수요 회복이 더디다는 점도 중국 수출 회복의 걸림돌이다. 경제 조사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대다수 선진국이 올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 수요가 여전히 약하고 금융 리스크도 계속 불거지는 만큼 중국 수출은 올해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수출지표의 깜짝 급등이 재고 소진에 따른 착시 현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미국이 대중국 디커플링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중국 수출시장의 가장 큰 골칫거리다. 3월 중국 수출액을 지역별로 나눠보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에 대한 수출은 564억달러로 35.4% 급증했지만, 중국의 기존 최대 수출 시장이었던 미국은 7.7% 줄어든 436억달러에 그쳤다. 1~2월 역시아세안은 9% 증가, 미국은 21.8% 급감했다.

중국은 수출이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이 20%를 넘나드는 만큼, 수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경제 성장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SCMP는 “중국 지도부는 앞으로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수출에서 내수로 지원 우선순위를 전환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수출은 올해 ‘5% 안팎’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한 주요 의제 중 하나”라고 했다. 리창 중국 총리 역시 최근 회의에서 무역을 늘리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수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산업 인력은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0년부터 화물 트럭을 운전해온 루씨는 “상하이에 등록된 컨테이너 트럭은 5만대인데, 지금 수요는 3만대 뿐”이라며 “2021년까지 월 1만5000위안씩 꾸준히 벌었지만 지난해 초부터는 4000~5000위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럭을 팔고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볼 것”이라며 “좋은 날은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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