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칸 입성한 전종서 “남친 이충현 감독, 누구보다 응원”[인터뷰]
“‘버닝’땐 영화라 레드 카펫을 밟았는데, ‘몸값’은 시리즈라 핑크 카펫을 밟았어요.”
배우 전종서가 ‘몸값’으로 두 번째 칸에 입성했다.
전종서는 16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현지에서 국내 기자들과 온라인으로 만나 소감을 밝혔다.
전종서가 출연한 OTT 티빙 ‘몸값’이 칸 시리즈 오리지널 경쟁부문에 국내 작품 최초로 진출했다. 이 작품은 불법 장기밀매가 이뤄지던 건물에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벌어지는 생존 경쟁을 다룬다. 다양한 인간 군상이 목숨을 건지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내용이다. 지난해 10월 티빙에서 공개됐으며 올여름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 플러스에서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전종서는 지난 2018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 을 통해 데뷔와 동시에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칸 초청은 이번이 두 번째다.
전종서는 “5년만에 칸에 와서 감회가 새롭다”면서도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와서 스케줄 따라다니기 바빠 어안이 벙벙했는데, 사실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다”며 웃었다.
그는 ‘몸값’으로 칸에 오게 된 것이 특별하다면서 “촬영할 땐 의상이 계속 젖어서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이런 걸 누릴거라곤 기대를 못했는데 ‘몸값’으로 오게되서 더 좋다”고 했다.
“저희가 ‘몸값’ 촬영할 때 계속 젖어있고, 진선규씨는 팬티만 입고 있고···그런 기억으로 서로를 기억하다가 뭔가 차려입고 멋지게 하고 만난게 거의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서로 보면서 ‘원래 저런 사람이었구나’ 하고 웃었죠. 감독님이 포토콜을 즐기셔서 우리도 즐기며 찍었습니다.”
드라마 ‘몸값’은 전종서의 남자친구인 이충현 감독의 단편 영화가 원작이다. 그는 이 감독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누구보다 기뻐해줬고, 지금도 누구보다 더 많은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고 했다.
“해외 분들이 K콘텐츠에 대해 오랜 시간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OTT가 활성화가 되면서 또 지금 열풍이 불고 있는 것 같고요. ‘몸값’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배우가 느꼈던 걸 대중이 함께 느끼는 체험적인 작품이 아닌가 싶어요.”
‘몸값’은 국내 OTT 시리즈로는 최초로 ‘칸 시리즈’ 장편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 19일(현지시간)에 열리는 폐막식에서 베스트 시리즈, 음악상, 각본상, 배우상(베스트·스페셜) 등 5개 부문을 두고 장편 경쟁부문 후보작 10편과 경합을 벌인다. 경쟁작과의 차별점은 뭘까.
“오프닝부터 모텔이 등장하고 여고생을 상대로 흥정을 하면서 시작을 해요. ‘원 테이크’라는 촬영 기법도 있지만, 안을 구성하는 각자의 캐릭터들이 가진 성격이나 서로 주고 받는 말들이 한국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저기서 저렇게 대처한다’ 는 우리나라식의 유머, 심각한 상황에서 블랙코미디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문화적인 차이가 있으니, 색다르게 느낀 것이 있을 것 같다”면서 “한국 콘텐츠만이 갖고 있는 유쾌함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콘텐츠만의 매력, 다른 나라에서 모방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봐요. 배우로서도 어떤 차별점을 갖고 해야할지 그런 고민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고민들을 잘 해서 앞으로 연기생활을 잘 하고 싶습니다. ”
전종서는 수상에 대한 기대를 묻는 질문에 “‘몸값’이 배우상도 받았으면 좋겠고 기술상도 받았으면 좋겠고 작품상도 받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저희가 ‘몸값’으로 칸에 오긴 했지만 이전 선배 배우들과 감독님들이 빚어놓은 것들이 이어지고 이어져서 저희가 가장 핫한 OTT로 오게 된 것 같아요. 앞으로 K-콘텐츠 시장이 어떻게 바뀔진 모르겠지만 시리즈 부문에서 스타트를 끊는 배우로서 오게된 게 뜻깊고 영광인 것 같습니다. 돌아봤을 때 추억과 의미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소개하고 돌아가겠습니다.”
상영회를 앞둔 전종서는 두 번째 칸 입성에도 다소 긴장된 모습이었다.
“오늘 상영회를 앞두고 있는데요, 적막이 있다가 갑자기 웃음소리가 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칸에서는 관객들이 마지막에 기립박수를 치잖아요, 그 감동을 또 받아보고 싶네요.”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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