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등록확인서 안낸 영농조합도 법인세 면제해야”

서류 제출 여부보다 실질 요건 갖춘 것이 중요

대법원. 연합뉴스 제공.

관련 서류를 내지 않았다고 법인세 면제 대상인 영농법인에 세금을 부과한 세무 당국 결정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 영농조합법인이 이천세무서장을 대상으로 제기한 법인세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A 영농조합법인은 2015, 2016 사업연도 각 법인세를 신고하면서 식량 작물 재배업 소득 등에 대한 법인세의 면제를 신청했다. 구 조세특례법 제66조는 제1항에서 "영농조합 법인에 대해서 2018년 12월 31일 이전에 끝나는 과세연도까지 식량 작물 재배업 소득 전액과 식량작물재배업소득 외의 소득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의 금액에 대하여 법인세를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법인세를 면제 받으려면 과세표준신고와 함께 세액면제신청서 및 면제세액계산서,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1·2심은 A 법인에 대해 패소 판결을 내렸다. A 업체가 법인세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자료를 내지 않았단 이유에서다. 그러나 대법원은 납세의무자로 하여금 면제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도록 협력 의무를 부과한 규정에 불과하므로, A 법인이 법인세 면제 요건을 충족한다면 법인세 면제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해당 규정은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를 통해 해당 법인이 농어업경영체법에서 정한 영농조합법인의 요건을 갖추었는지를 확인하려는 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농업경영체 등록확인서의 제출을 해당 법인세의 면제 요건으로 정한 것이라고 보는 것은 법인세 면제 신청의 절차만을 위임한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판시했다.

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