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칼럼] 4월 봄향기 가득한 수목원에서 치유하세요

2023. 4. 1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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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태 국립수목원장이 기고한 4월의 정취
전국의 71곳 수목원·식물원…봄향기 물씬
국립수목원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 4월의 수목원, 식물원은 생명력이 넘치는 시간이자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시기다. 전국적으로 약 71개의 수목원들이 있는데 설립 주체에 따라 국립, 공립, 사립으로 구분된다. 봄철 상춘객의 힐링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그중 대표적으로 광릉숲에 위치한 국립수목원은 대표적 산림생물자원 연구기관으로 우리나라 최대 자생식물 보유기관이다. 현지외 보전기관이면서 조선 7대 왕인 세조와 정희왕후의 능을 포함해 주변에 울창한 광릉숲을 보전하고 있다. 역사적, 문화적, 생물학적 가치를 후세대에 온전하게 전해주기 위한 생태 파수꾼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립수목원의 4월은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을 보고 느끼는 등 오감을 만족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전시원을 걷다 보면 아름드리 나무그늘 아래 우리나라 전국에 자생하는 양비귀과 식물인 피나물이 노란 꽃잎을 드러내며 손짓한다. 피나물은 꽃잎은 노랗지만 줄기를 자르면 붉은 피와 같은 유액이 나온 것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양치식물원에 가면 꽃대에 여러 꽃이 주렁주렁 달린 모습이 비단으로 된 주머니와 비슷한 우리나라 자생식물 금낭화를 볼 수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 특산식물이자 분류학상 1속에 1종만 있는 미선나무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잎보다 하얀 꽃이 먼저 피고 은은한 향기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국립수목원에서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광릉요강꽃, 복주머니란, 육림호수 옆 아름다운 자주빛 자태를 뽐내는 자목련 등은 빼놓을 수 없는 봄날의 볼거리들이다.

현재 국립수목원은 유아에서 노령층까지 다양한 계층이 함께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연령에 따라 오감체험, 산림생태교실을 통해 생물자원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오면 숲길 혹은 박물관을 걸으면서 숲해설을 들을 수 있는데 자연을 이해하고 우리가 몰랐던 생태계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평가다.

최영태 국립수목원 원장.

4월부터는 국내 최초로 난대온실에 지의류 정원(Lichen Garden)을 조성, 운영 중이다. 일반인에게는 이름도 낯선 지의류(Lichen)는 곰팡이와 광합성을 하는 조류(Algae)가 공생을 유지하는 독특한 복합생명체를 말한다. 극지, 고산, 사막 등 극한의 환경에도 잘 적응해 살지만 환경오염에 취약해 대기오염 지표생물로도 알려져 있다. 관람객들이 극지방에 사는 순록의 먹이로도 알려진 귀한 지의류 정원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국립수목원 외에도 전국 각지 다양한 특색있는 수목원, 식물원 중 집에서 가까운 곳을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충남 태안에 위치한 천리포수목원은 미국인이였던 고(故) 민병갈 원장이 1970년대부터 평생 가꾸어 온 곳으로 2000년 국제수목학회(IDS·International Dendrology Society)가 지정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Arboretum Distinguished for Merit)’으로 선정됐다. 천리포수목원은 매화마름, 가시연꽃, 노랑붓꽃, 미선나무 등 우리나라 자생식물을 비롯해 약 1만6000여 개의 식물종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수목원 가운데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목련 종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4월 봄에는 다양한 종류의 목련들을 즐길 수 있는 목련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전남 장흥에는 정남진수목원이 있는데 우리나라 100대 명산의 하나인 천관산입구에 조성된 수목원이다. 황칠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등 난대수종을 증식하고 보급하기 위해 조성된 정남진수목원에는 약 2000여 종의 식물이 식재돼 있고 70여 종의 꽃나무들이 일년 내내 방문객들에게 향기를 제공한다.

경북 포항에 있는 기청산수목원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데 식물학적 기여를 목적으로 설립된 곳이다. 약 2,500여 종의 식물이 식재돼 있으며, 주로 우리나라 자생식물 중 교육 및 학술가치가 높은 식물을 이용해 자생화원, 울릉식물관찰원, 양치식물원 등 8개의 주제원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울릉도 식물을 중점 수집해 전시하고 있으며, 약용식물 등 민속식물을 중점으로 수집해 환경문제가 심각한 현시대에 건강과 관련한 식물문화의 개척자 역할을 하고 있다.

1979년 문을 연 경기도 용인의 한택식물원은 1만여 종에 달하는 식물을 보유하고 자생지 내외에서 희귀·멸종위기식물의 보전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보유 분류군은 층층나무속(Cornus, 320종류), 노박덩굴, 화살나무속(Euonymus, 110종류) 등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류를 보유하고 있고 전시원 곳곳에 자생 봄꽃들을 관람할 수 있다. 〈최영태 국립수목원장〉

정리=김영상 기자·양정원 웰니스팀장/7toy@heraldcorp.com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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