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2만원만”…전세사기 피해 20대, 생활고로 ‘SOS’

2023. 4. 17. 09:5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20억원대 전세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른바 '건축왕'으로부터 전세 보증금 9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숨진 20대 피해자가 사망 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미추홀구 한 연립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A(26)씨의 발인식이 전날 미추홀구 한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8일 서울역 앞에서 출발한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추모행진이 용산구 대통령실 방향을 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120억원대 전세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른바 '건축왕'으로부터 전세 보증금 9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숨진 20대 피해자가 사망 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미추홀구 한 연립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A(26)씨의 발인식이 전날 미추홀구 한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A씨는 125억원대 전세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는 건축업자 B(61)씨로부터 오피스텔 보증금 9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인천 남동공단 등지에서 일하며 모은 돈으로 2019년 6800만원짜리 오피스텔을 마련했다가 2021년 8월 재계약 때는 임대인의 요구로 전세금을 9000만원으로 올려줬다.

하지만 이 오피스텔에는 2019년 당시 1억 8000만원이 넘는 근저당권이 설정된 상태였으며 지난해에는 임의 경매(담보권 실행 경매)에 넘어갔다. 낙찰자가 나오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A씨가 돌려받는 최우선변제금은 3400만원뿐이었고, 나머지 5600만원은 고스란히 날릴 상황이었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0일 오후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가해자 일당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전세사기 피해 대책위에서도 활동했던 A씨는 사망하기 며칠 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2만원만 보내달라"고 하는 등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수도 요금 6만원을 제때 내지 못해 단수 예고장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 관계자는 "A씨가 재계약 때 전세금을 대폭 올려줬으나 돌려받지 못해 많이 힘들어했다"면서 최근까지 고통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4일 오후 8시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연립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방 안에서는 극단적 선택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이 나왔으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B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숨진 두 번째 피해 사례로 지난 2월 28일 미추홀구 빌라에서도 보증금 7000만원을 받지 못한 30대 피해자가 사망했다.

betterj@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