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격 경쟁' 시작됐다… 한자연 "전기차시장, 소수만 살아남을 것" 전망

현대차가 'EV안심케어 서비스'를 확대 운영한다. /사진제공=현대차

전기차 가격 경쟁 심화로 앞으로 소수 기업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17일 펴낸 '전기차 가격경쟁 시대의 시작'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가격은 국내외 소비자 의사결정의 핵심 요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현재 전기차 보급 단계에서는 내연기관차 대비 상대 가격이 구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초기 구매자들은 '친환경'을 우선한 반면 현재 초기수용자와 전기다수 단계 소비자는 '낮은 유지관리비용'을 핵심가치로 둔다는 것.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을 통해 전기차 시장점유율을 늘리려 한다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되거나 폐지되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면서도 보급형 모델도 예고하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완성차업체들은 광산과 채굴기업에 투자하는 등 배터리 핵심 광물 조달에 직접 뛰어들기도 하며,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탑재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일부 업체는 LFP배터리보다 더 저렴한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양산을 시도하려는 중이다.

보고서는 완성차업체의 가격경쟁이 심화하면서 단기적으로 대당 판매이익이 감소하고, 결국 소수의 생존 기업 위주로 시장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테슬라는 20%에 달하는 가격 인하를 통해 올해 1분기 약 42만대의 차를 인도했는데 직전 분기보다 매출액은 약 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에서는 앞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자율주행 기술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수익원 확대와 제품 차별화 전략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임현진 선임연구원은 "가격 전략만이 기업의 장기 생존을 담보하긴 어려운 만큼 완성차 업체는 각종 비가격 경쟁요소에 집중하면서 정교한 제품 차별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자 할 것"이라고 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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