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美 증시는]①실적 바닥론, 힘 얻을까 ②5월 금리, 연준 의중은
미국 증시는 지난주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생산자 물가지수(PPI)라는 중요한 경제지표가 발표됐음에도 본격적인 어닝 시즌을 앞두고 일 평균 거래량이 평소보다 줄며 관망세를 보였다.
지난주엔 기술주가 주춤하며 나스닥지수가 0.3% 강세를 보인 가운데 S&P500지수는 0.8% 올랐고 다우존스지수는 1.2% 상승했다.
이번주에는 17일에 찰스 슈왑, 18일에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골드만삭스, 뱅크 오브 뉴욕 멜론, 19일에 모간스탠리와 US 뱅코프, 20일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피프스 써드 뱅크 등 금융기업들이 줄줄이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 은행(SVB)과 시그니처 은행이 파산한 이후 금융권의 긴장감이 높아졌으나 금융기업들의 실적이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P500지수에 속한 금융기업들은 올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버덴스 자산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메간 호너먼은 CNBC에 은행들의 실적 발표 때 올 1분기 실적보다 대손준비금을 늘리고 있는지, 경영진이 "대출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하는지 등을 특히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는 18일 존슨&존슨과 20일 AT&T, 21일 P&G의 실적 발표도 주목된다.
기술기업들의 순이익은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4.4% 줄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초 전망치인 6.7% 감소보다 악화된 것이다.
하지만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S&P500 기업들의 올 1분기 실적이 생각했던 것만큼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레티니티브 집계 결과 S&P500 기업들의 올 1분기 순이익은 지난 14일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1주일 전 전망치인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에 비해 개선된 것이다.
다만 이는 2분기 연속 순이익 감소세다. S&P500 기업들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었다.
볼빈 자산관리그룹의 사장인 지나 볼빈 사장은 지난 14일 투자 메모에서 "어닝 시즌에 좋은 소식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기대치가 충분히 낮아졌기 때문에 실적 발표 후 주가가 다시 상승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CNBC에 따르면 CFRA 리서치의 최고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발도 "실적 전망이 너무 암울하기 때문에 지하실 창문에서 떨어져 다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실적이 나쁘다고 주가가 크게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올 1분기 실적 기대치가 이미 많이 낮아져 있고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상황이 극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놀랄 만한 유일한 일은 실적이 예상보다 좋은 경우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외에 윌리엄스 총재와 마찬가지로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 멤버인 미셸 보먼, 리사 쿡,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로리 로건 댈리스 연은 총재의 발언도 이번주 예정돼 있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지난 3월 FOMC에서 은행권 긴장으로 올 하반기 경기 침체 위험이 높아졌다고 인정했음에도 오는 5월2~3일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주는 5월2~3일 FOMC를 앞두고 연준 인사들의 공개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 전에 마지막으로 연준 인사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간이다.
오는 21일 발표되는 S&P의 4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 지수(PMI)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은 여전히 올해 안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경제가 얼마나 빠르게 둔화하는지가 금리 인하를 결정할 핵심 변수이기 때문이다.
PMI는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지, 둔화되고 있다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둔화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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