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이닝 무실점 역투 펼친 최원태 “양현종 선배님과 대결, 영광”
지난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에서는 명품 투수전이 펼쳐졌다.
양 팀 선발 투수가 모두 퀄리티스타트플러스를 기록했다.
키움 선발 최원태는 8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5삼진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봉쇄했다.
최원태가 8이닝 투구를 한 건 2018년 4월18일 고척 NC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패를 한 이후 1824일 만이었다.
최고 구속 149km를 찍었고 총 82개의 공만으로도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킬만큼 직구(14개), 커브(11개), 슬라이더(23개), 체인지업(9개), 투심패스트볼(25개) 등을 고루 섞었다.
KIA 양현종 역시 호투하고도 개인 통산 160승을 올릴 수 없었다. 7이닝 동안 104개의 투구수를 소화한 양현종은 키움 타선에 안타 3개와 볼넷 3개만 허용했다. 삼진은 9개나 기록했다. 직구(54개)와 슬라이더(35개) 위주의 피칭을 했다. 이 외에 체인지업(12개), 커브(3개)를 적절히 던졌다.
양현종 역시 2020년 10월18일 잠실 LG전에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910일만에 7이닝 이상 무실점 투구를 달성했다.
하지만 양팀 타선을 좀처럼 터지지 않았고 두 투수는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패는 연장 10회에서나 갈렸다. 승리는 키움의 몫이었다. 이정후가 연장 10회말 2점 홈런을 뽑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키움은 KIA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쓸어남으며 2022년 7월8일~10일 고척 NC전 이후 280일만에 스윕 시리즈를 달성했다.
최원태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중간 계투로 등판해 큰 깨달음을 얻었다. 불펜으로 보직을 잠시 옮겼는데 5차전에서 김강민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맞는 아픔을 안았다. “아직도 당시 경기가 생각이 난다”던 최원태는 “중간 투수 형들이 고생을 정말 많이 하는구나, 선발 투수들이 진짜 책임감을 가지고 최소한 5회까지는 던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하면서 야구를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원태는 이같은 마음을 안고 올시즌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3경기에서 단 1승만 올렸지만 19이닝 동안 4실점만을 허용하며 평균자책 1점대(1.89)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도 호투하고도 승리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최원태는 덤덤하게 자신의 경기를 자평했다. 그는 “지난 경기 직구를 많이 던져서 투심패스트볼의 효과가 별로였는데 오늘(16일)은 투심패스트볼을 많이 던지면서 좋은 효과를 봤다. 투구수도 줄었다.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사용한게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자신과 좋은 승부를 펼친 선배 양현종을 언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최원태는 “양현종 선배님과 좋은 경기를 하게 돼 개인적으로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투구수가 적어 완투도 할 수 있었지만 최원태는 “두번째 투수 김재웅을 믿었고 팀이 연승 중이라 개인적인 욕심을 내기보다는 팀 승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런 최원태를 향해 홍원기 키움 감독은 “최원태가 8회까지 완벽한 피칭을 해줬다. 투구수 조절을 잘 하면서 공격적인 피칭으로 긴 이닝을 소화해줬다. 합을 맞춘 이지영의 리드도 훌륭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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