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상사 멋대로 하고 결론 없는 회의 개선 어떻게 할까?
3년 연속 회사는 마이너스 성장이며 적자이다. 코로나 영향이라고 하지만, 경쟁업체는 작년부터 흑자 전환을 했다. CEO는 국내 경제여건이 어려운 만큼 전 구성원을 한 명도 구조조정 하지 않고 함께 가겠으니, 생존 차원에서 근검절약과 성장 두 토끼를 잡자고 누누이 말한다.
경영층은 매주 경영 회의를 하며 주 단위 해야할 일과 성과에 대해 발표를 한다. 영업 매출은 항상 제자리이다. 영업본부장은 영업 부서와 담당자는 점심을 먹지 못할 정도로 거래처와 고객을 만나고 있지만 성과가 늘지 않는다고 한다. 생산본부장은 최근 원자재 가격이 40% 이상 급증하여 제품 원가를 적어도 30% 이상 올려야 한다고 한다. 영업본부장은 10%는 감수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 30%는 영업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한다.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의 한계가 있다는 생산본부장과 10% 이상의 가격 인상은 불가하다는 영업본부장의 논쟁으로 회의는 더 이상 진전이 없다. CEO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말을 남기고 회의를 마친다. 항상 책임 회피, 결론 없이 논쟁만 존재, 내부 지향의 의사결정으로 회의는 실행이 되지 않고 가치와 성과를 창출하지 못한다.
CEO는 전략실에 실행과 성과 창출의 회의 문화 개선을 지시하였다. 지금과 같은 회의 방식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였다. 전략실은 지금까지 적어도 5번 이상 회의문화 개선 캠페인, 교육, 시범 활동, 원칙을 만들어 점검하고 피드백하였지만 회의 문화가 개선되지 않았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오죽 답답하면 또 이렇게 지시를 내렸을까 이해는 되지만, 효과적 회의 문화가 구축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
전략실은 전 본부에 회의 문제점, 개선 방안, 회의 원칙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 각 3가지씩 작성해 제출해 달라는 업무 연락을 보냈다. 문제점은 크게 6가지였다. ① 주제에 대한 기초 자료가 되는 시장과 고객 파악의 부정확 ② 길고 멀리 보며 전사적 관점의 과제 설정이 아닌 단기 실적 중심의 과제 도출 ③ 실패에 대한 책임 회피로 도전적 과제 배제, 타 본부의 안건에 대한 무관심 ④ 상사의 일방적 결정, 점검과 피드백 없는 과정 관리 ⑤ 부서간 R&R의 불명확, 목소리 낮고 순응적인 조직장과 담당자에게 하라고 하는 등의 업무 회피 ⑥ 명확한 결론 없는 회의와 긴장감 저하이다.
어떻게 효과적 회의 문화를 정착하게 할 것인가?
외국계 자동차 회사에 근무하는 멘티인 박팀장은 ‘회의는 정해진 시간 내에 내가 원하는 결론을 얻어 내기 위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강조한다. 첫째, 회의의 목적에 대해 미리 참석자들에게 공유하고, 논의가 필요한 내용에 대해 미리 숙지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참고자료를 미리 공지한다. 둘째, 회의시간에 맞게 타임테이블을 만들어서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참석자들에게 공유한다.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다른 길로 새는 경우가 있는데 적당한 선에서 cut를 하고 논점이 흐려지지 않게 방향성을 잡는다. 넷째, 회의 참석자에게 회의의 목적과 관련 자료를 미리 공유하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 다섯째, 시작하면서 회의 아젠더의 의의와 바람직한 모습을 설명하고, 참여자 모두 하나의 아이디어는 꼭 제시하도록 한다. 여섯째, 심리적 안정감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낸 아이디어를 자신이 수행하게 되거나, 회의 중 발언이 회의 후 불이익이 되어 돌아오지 않도록 한다.
회의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사전에 주관자와 참석자가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기업에서 일을 했다면 새로운 가치와 성과를 창출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회의도 중요한 일이다. 열심히 일을 했지만, 가치와 성과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면 일을 했다고 하기가 어렵다.
조직장이 되면 이런 저런 회의에 불려가거나 의무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 회의가 지겹다고 하면서 무슨 일만 있으면 회의를 소집하는 것이 추세이다. 팀원 입장에서 업무도 많고 바쁜데 이런 저런 회의에 참석하기 싫다. 조직장에게도 자신이 기여할 부분이 없음을 알고 있는데 조직장이라는 이유 때문에 앉아 있어야 할 회의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회의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까요? 모르긴 해도 회의 전 단계, 회의 단계, 회의 후 단계별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는 다 잘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KT&G 원장으로 근무 시, 주 1회만 간부들과 회의를 했다. 이때 효과적인 회의를 위해 사용한 방법은 6가지이다.
첫째, 회의 시작 시간이 되면 가장 먼저 자료를 충분히 숙지하는 시간을 부여하고, 설명했다. 회의에 자료를 보지 않고 오는 참석자를 배려하고 효과적 회의를 이끄는 좋은 방법이었다.
둘째, 처음부터 돌아가며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하되, 중간에 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룰을 정했다.
셋째, 결론을 낼 때까지 진행한다고 하고, 회의 시간은 사안과 참석자에 따라 다르지만, 1시간 이내로 끝내는 것을 그라운드 룰로 하였다.
넷째, 회의 중 특별한 아이디어가 없을 때에는 브레인 라이팅 방법을 사용했다.
다섯째, 회의 주제와 내용에 맞게 참석해 기여할 사람만 참석하게 했다. 부서장이라고 의무 참석이 아닌 그 주제와 내용에 가장 잘 알고 의사결정에 기여할 사람만 참석하도록 했다.
여섯째, 가장 중요한 점으로, 중요 안건의 경우, 회의 전 참석자 중 한 두 명에게 내가 원하는 결론을 알려 주고 도와 달라고 했다.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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