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타빌 수유' 고가매입 논란에 LH, "원가 이하 매입…정부 정책 따를 것"
올해 전국서 2만6461가구 매입 예정…18일 공고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매입임대 업무 체계를 국민 눈높이에 맞게 개선해 올해 총 2만6461가구를 매입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LH가 고가에 매입해 논란이 일었던 '칸타빌 수유팰리스'를 두고 "내 돈이면 이 가격에 안 산다"며 매입임대 제도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LH는 매입임대 업무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올해 준공주택 4086가구와 신축매입약정주택 2만2375가구 등 전국에서 총 2만6461가구를 매입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이번 개선된 제도는 주거복지사업인 매입임대사업에 적용되는 것으로 최근 이슈가 되었던 건설업계의 미분양 아파트 매입 요구 건과는 무관하다"며 "LH는 미분양 아파트 매입과 관련해 '건설사의 자구 노력이 우선해야 한다'는 정부 정책 방향에 따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임임대 가격 산정 제도 개편…준공주택 매입 시에는 원가 이하로
LH는 이날 매입임대 과정에서 △고가매입 방지를 위한 가격 산정체계 개선 △공정한 감정평가를 위한 절차 개선 △매입심의 개편 및 특정업체 편중 방지 △주택 품질 제고 등을 골자로 한 개편안을 발표했다.
LH는 기존 매입임대주택 가격 산정 시 감정평가 업체의 평가 금액의 평균을 도출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매입 유형에 따라 가격 산정 방식을 다르게 한다.
민간이 준공한 주택을 매입하는 '준공주택매입' 방식의 경우 주로 시장에서 외면받거나 소화되지 못한 주택임을 감안해 원가 수준 이하로 매입가격을 책정할 계획이다.
민간이 건설할 예정인 주택에 대해 매입을 약정하는 '신축매입약정'의 경우 발달장애인, 청년, 고령자 등 수요자 특성에 맞게 공급하기 위해 입지 선택, 설계 및 시공, 주택품질 점검 등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 감정평가액으로 매입가격을 책정한다.
또 한국감정평가사협회와 협업해 주택원가, 시장 변동성, 거래사례 정확도 등 사업 특성을 반영한 '매입임대 전용 감정평가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평가실무에 적용해 고가매입을 방지한다.
LH는 이번 가격체계 개편을 통해 준공주택은 당초 대비 약 20~30%, 매입약정주택은 5~10% 매입가격이 인하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가매입을 방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인 가격 체계가 정착할 것이라고 예상다.
◇감정평가사 협회서 추천 받기로…매임심의위원회서 내부 직원 제외
감정평가업체 선정방식을 개선하고 적정성 검증 절차도 보강한다.
그간 준공주택의 경우 LH가 감정평가사를 2명 선정하고 신축매입약정주택은 LH와 매도자가 각각 1인씩 감평사를 선정해왔다. 앞으로는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추천 제도를 도입해 매입임대주택의 유형과 무관하게 LH와 협회가 각각 1명씩을 선정하게 된다.
또 감정평가금액의 적정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한국감정평가사협회의 사전심사, 한국부동산원의 사후 타당성 조사 등 2단계의 적정성 검증도 실시한다. 사후 타당성 조사 이후 부실 감정 평가에 대해서는 징계 조치도 이뤄진다.
매입심의 제도도 바꾼다. 종전에 내부직원이 일부 참여했지만 전원 외부 전문가가 심의위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시장 환경 반영을 통한 가격 심의 기능 강화를 위해 한국부동산원과 감평사를 심의위원에 추가한다.
매입 업무 전반의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종합적인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한다. 친인척 등 지인 소유 주택에 대한 매입이 접수되면 관련 직원의 자진신고와 매입업무 기피를 의무화하고 매입진행 단계에서는 '매입임대 전용 신고센터'를 신설해 부정행위에 대해 적극 신고할 계획이다.
또 특정업체의 계약 편중을 예방하기 위해 업체별 계약 상한 건수를 2건으로 설정한다. 연도별 업체 평균 계약건수 등 관련 자료를 분석해 업체별 계약 상한 건수를 설정했으며 신규 사업자의 매입임대 진입장벽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LH 품질점검 결과에 따른 우수 시공 업체에는 계약 상한을 완화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LH는 고품질의 주택을 제공하기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층간소음 방지를 위해 매입약정 주택의 설계·시공 기준을 건설임대주택 수준으로 강화하고 부실시공 업체 등에는 향후 다른 주택 매도 시 감점을 부과한다. 또한 매입임대주택의 신속한 하자처리를 위해 매입임대주택 밀집 구역에 별도 유지보수센터를 설치한다.
통합 매입공고는 18일 실시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주택 매입 기준 등 지역 여건을 반영한 지역별 매입 공고는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한편 LH는 칸타빌 수유팰리스 등 미분양 주택 매입 건에 대해 감찰을 실시했고 일부 매입규정 미준수 사항이 확인돼 감사 처분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매입임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진행 중인 특정감사에 대해서는 감사 후 그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양질의 주택을 확보해 국민께 고품질의 주택을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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