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승아양 참변’ 스쿨존서 만취 운전한 전직 공무원, 구속 송치

지난 8일 오후 2시 21분쯤 만취한 상태로 운전을 하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인도를 지나던 학생 4명을 덮쳐 9살 배승아 양을 숨지게 하고 3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10일 대전 서구 탄방중 앞 사고 발생지역에서 시민들이 고(故) 배승아 양을 추모하기 위해 헌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뉴스1

대전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만취운전을 하다가 초등학생이었던 배승아양을 치어 숨지게 한 60대 전직 공무원이 검찰에 송치됐다.

17일 대전 둔산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상·위험운전치사상,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방모(66) 씨를 대전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방 씨는 지난 8일 오후 2시 21분쯤 만취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교차로 스쿨존 내에서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했다. 이에 당시 길을 걷던 배승아(9) 양이 차에 치여 숨졌다. 배 양과 함께 길을 걷던 9∼11세 어린이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도 받는다.

방 씨의 사고 시점 기준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보다 높은 0.108%로 조사됐다. 이날 낮 12시 30분쯤 대전 중구 태평동의 한 식당에서 가진 지인들과 술자리에서 소주 1병을 마시고 만취 상태에서 사고 지점까지 5.3㎞가량을 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운전속도는 좌회전 시 시속 36㎞ 이상, 인도 돌진 시 42㎞ 이상으로, 모두 스쿨존 내 법정 제한 속도(30㎞)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현장에서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방 씨에게는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어린이를 사망케 할 시 처벌을 받는 ‘민식이법’과 함께, 음주운전 등을 통해 피해자를 다치게 하거나 숨지게 할 시 이를 처벌하는 ‘윤창호법’이 적용됐다.

민식이법은 2019년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김민식(당시 9세) 군이 차에 치여 숨진 뒤 도입됐으며, 운전자 부주의로 어린이를 사망케 하면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법이다.

윤창호법은 위험운전치사상은 음주나 약물 등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해 피해자를 다치게 하거나 사망케 했을 때 성립되는 죄로, 사망에 이르게 하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