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다음 공은 95㎞…WBC 日 대표투수의 초절정 ‘오프스피드’
지난 16일 일본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오릭스-지바 롯데전. 오릭스 좌완 선발 미야기 히로야는 4회말 1사 뒤 지바 롯데 야스다 히사노리를 맞아 150㎞ 전후의 빠른 공으로 볼카운트 1-1을 만든 뒤 3구째로는 커브를 던졌다. 야스다는 이미 스윙을 시작했지만,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겼다. 공이 홈플레이트를 통과하기도 전에 방망이 헤드를 돌리며 헛스윙. 공식적으로 체크된 구속은 95㎞였다.
미야기의 ‘초절정’ 오프스피드 피치가 화제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17일 “‘본격 정통파’인가, ‘기교파’인가, 그 사이의 ‘하이브리드’인가”라는 팬 목소리까지 실어 이 장면을 흥미롭게 보도했다.
미야기는 95㎞짜리 커브 다음 공으로 150㎞ 빠른 공을 던졌다. 이번에는 커브의 잔상이 남아있던 타석의 야스다가 구속을 쫓아가지 못하면서 삼진 처리됐다. 매체는 55㎞ 차이 오프스피드 피칭을 절정을 봤다고 전했다.
미야기는 7.2이닝 3안타 1실점 피칭으로 시즌 2승째를 거두기도 했다. 미야기는 이미 일본프로야구 정상급 투수다. 지난 3월에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일본프로야구 투수층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150㎞대 빠른 공을 던지다가 100㎞ 미만의 커브를 던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미야기는 이날 95㎞짜리 커브를 스트라이크 존으로 떨어뜨렸다. 이따금 쓴다면 굉장히 강력한 무기가 된다.
KBO리그에서는 과거 유희관이 70~80㎞짜리 초저속 커브로 타자들을 농락해 주목받기도 했다. 유희관이 패스트볼 구속으로 130㎞ 초중반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그 역시 ‘55㎞ 전후의 오프스피드’를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KBO리그에서는 90년대 이후 최고 우완 중 한 명인 정민태가 150㎞ 전후의 빠른 공을 던지다 100㎞ 전후의 느린 커브를 종종 던지기도 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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